옛날 원도심은 문화의 집성지였다. 지금은 각 구마다 문화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문화원은 '대전문화원(지금의 중구 문화원)'이 유일했다.
중구문화원에서 반세기 동안 대전 미술계의 큰 힘이 돼온 대전 미술인들의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순수한 예술혼으로 미술활동을 시작한 대전 시내 미술부 고등학생들이 1963년 모여 만든 단체인 '미상록' 출신 작가들이 30여년 만에 모여 전시를 하고 있는 '미상록 작가전'이 그것이다.
중구문화원과 미상록전추진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11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상록 창립 지도자였던 송진세를 비롯해 강위종, 김용선, 김치중 등 미상록을 통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해온 24명의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미상록은 창립 이듬해인 1964년 첫 전시회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미술계를 중흥시키며 대전지역 미술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다.
각 장르에 걸쳐 대전에서 미술의 싹을 틔우고 지역 미술계를 이끌어온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음미하며, 앞으로의 미술계 방향타도 함께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3명씩 소그룹 규모로 여러차례 전시회를 했지만, 미상록 차원에서 전체적인 전시회는 올해가 32년만이다. 오랫만에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는 만큼 문화의 발원지 중구문화원을 찾아 보자.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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