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에 대해 제한적으로 경찰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 법의 정확한 명칭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오랜 숙원을 풀게된 경찰을 비롯해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은 반색하며 법 시행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과도한 개인정보 활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위치정보 조회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위치정보법 개정안'이 이날 공포돼 6개월 후인 11월 15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법은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받을 본인이 112신고를 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경찰이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오남용 우려 속에 '수원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위치추적 권한 필요성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제한적으로나마 경찰이 오랜 숙원을 풀게 된 것이다.
경찰은 일단 반색하며 신속한 사건 해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치안상황실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긴급상황 발생 시 신고 접수에서 출동까지의 시간이 단축되고 전체적으로 사건 해결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이 '수원 사건' 이후 소방당국과의 협무협약을 통해 위치 정보를 제공받는 '임시방편'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부담을 덜게 될 소방본부 측도 법 공포를 반기는 분위기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한달에 300건 정도이던 위치 정보 확인 요구가 수원에서 납치 살해 사건이 있은 이후 600건 정도로 늘어났다”며 “개정 위치정보법이 시행되면 이런 과부하가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찰 등 관계기관은 한 발 나아가 위치 추적 범위의 확대 필요성도 조심스레 제기한다.
이번에 공포된 법에 따르면 위급한 상황에서 가족이나 배우자가 신고를 하더라도 본인이 아닌 경우 경찰의 위치추적은 제한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있지만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경향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현실에 맞게 점진적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 시행 자체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사기관에 의해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등이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인권연대 이상재 사무국장은 “여론을 등에 업고 수사기관에 과도한 권한을 준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 많다”며 “대부분 위치추적보다 경찰 대응 과정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위치추적 허용은 경찰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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