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시와 택시매매상사 등에 따르면 2009년 7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지역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최근 평균 86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 때문으로 최근 거래가는 최대 8800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른바 '골든넘버' 차량의 경우 9000만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으로, 여기에는 경기불황 속에서 조기 퇴직자 등 실직자들이 대거 개인택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대전시가 2005년 과잉공급을 줄이기 위해 택시총량제를 도입한데 이어 2009년말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개인택시의 양도ㆍ양수나 상속이 금지되면서 공급부족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대전시에는 모두 5489대의 개인택시가 운영중이다. 이는 모두 2007년 이전 발급된 면허이며, 2007년부터 신규면허는 단 한건도 없다. 때문에 개인택시 면허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으며, 매매 비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조기퇴직자를 비롯한 실직자들이 퇴직금 등 경제적 능력을 앞세워 택시면허 거래에 뛰어들면서 면허 비용은 더욱 높게 책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의 개인택시 면허 거래가는 실제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개인 택시 면허는 서울의 경우 6600만~7000만원대, 부산은 6000만~6300만원대, 대구 6000만원대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에 따라 이를 매개하는 브로커도 등장하고 있다. 택시기사 송모(50)씨는 “양도ㆍ양수시 브로커에게 50만~100만원의 소개료를 주면 파는 사람은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구입하는 사람은 버거운 가격이지만 빠르게 구입할 수 있어 이들을 통해 거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어렵사리 개인 택시 면허를 취득해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올해 초 개인택시를 구입한 김모(53)씨는 “대출을 받아 차량과 면허 구입에 1억원 넘는 돈이 들였지만 생각과 달리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해도 벌이는 시원치 않다”며 “무작정 큰 돈을 들여 개인택시를 시작한 것이 후회될 뿐”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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