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이다. 청소년 4명이 불구속 입건된 이번 범죄를 봐도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에 걸맞은 인터넷 윤리를 챙겨봐야 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깨우쳐준다. 인터넷을 통해 음란 동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중계방송할 정도로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다. 청소년 사이버 범죄 증가에 대처해야 할 상황인데도 대책은 늘 제자리다.
경찰의 검거 건수 역시 2007년 이래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빠른 증가 속도에는 사이버 범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습득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다른 범죄와 구분되는 사이버 범죄의 특성이다. 프로그램 개발 등 특별한 기술 없이도 이 같은 범죄에 접근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이 청소년의 불법 사이트 운영, 음란물 유통, 다른 성범죄의 수단이 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 기능만 향상됐지 정보통신 관련 윤리의식이나 관련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는 실증적 증거다. 그러고도 범죄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않는다니 걱정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특정 연예인을 닮았다는 소문이 퍼지며 진위 여부 논란이 일다가 가짜로 판명된 일이 있다. 그때 유포자 중에도 고교생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재미로 올렸다”고 진술했다. 이번에 붙잡힌 청소년들 역시 “여자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죄의식마저 상실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의 확산으로 이러한 범죄는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적발된 청소년들도 음란동영상 배포가 죄가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한다. 경찰의 단속에만 의존하지 말고 교육당국, 법무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의 역기능 차단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미래를 해칠 수 있는 범죄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해지고 있다면 큰 문제다. 재범방지를 위해서라도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이 화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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