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기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도시의 중앙에는 웅장한 정부청사 건물이 한창 건설 중이다. 국무총리실 청사는 완공되었고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청사는 11월이면 완공된다. 올해 말까지 12개 기관 4000여명, 2014년까지는 36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 직원 총 1만5000명이 근무하게 된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국가 중추기능의 대이동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첫 번째 주거단지인 첫마을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6520세대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다. 2242세는 입주를 시작한 지 4개월만에 90% 정도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고 아이들 어른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4278세대는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이런 속도라면 올해에만 2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된다.
아파트 단지내의 시설을 보자. 공공시설로는 첨단시설을 갖춘 스마트 학교, 주민자치센터, 보건지소, 119소방서, 파출소, 우체국 등이 있다. 명품도시에 맞는 건물배치와 아기자기한 공원과 정원, 체육시설, 첨단 쓰레기 투입구 등이 있고 은행, 마트, 음식점, 세탁소 등 기초생활 시설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요즈음은 공원에서 가족과 산책하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 삼삼오오 음식점에 모여 식사하는 사람 등 제법 도시다운 모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예를 들어보자. 첨단 쓰레기 투입구 옆에 간혹 음식물쓰레기가 보인다. 누군가 쓰레기를 버리러 왔다가 투입구에 들어가지 않거나 키를 가져오지 않아서 옆에다 버리고 간 모양새다. 상가 앞의 무질서한 주차 문제도 그렇다. 이러한 것들이 세계적인 명품도시의 옥의 티가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로 도시를 만든다 해도 그것을 잘 관리하고 이용해야 빛이 난다.
지금은 주민(주부 모니터단, 첫마을 공동체, 학생)들이 모여 스스로 살기 좋은 내 마을을 가꾸자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점을 파악해 행정기관에 건의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고, 화합과 소통을 위해 벼룩시장도 연다. 고등학생은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무료로 가르쳐 주기도 한다. 또, 같은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와 계도 활동도 한다. 모든 주민들이 서로 힘을 합하고 양보하여 명품도시의 명품시민으로 태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력을 주민에게만 맡길 것인가? 아니다. 좋은 도시가 탄생하는 성공조건은 건설주체(행복청, LH, 건설업체), 관리주체(세종시청), 이용주체(주민)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건설하는 주체는 관리와 이용하는 사람 편에서 건설해야 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주민 편에 서서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 역시 시설물을 깨끗이 사용하고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행복청에서는 산ㆍ학ㆍ연ㆍ언의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가 참여한 '세계 최고도시 포럼'을 만들고 주민과 소통을 위해 '주부 모니터단'을 구성해 세계 최고수준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명품도시 세종'의 시작에 불과하고 현재진행형이다. 2030년까지 장기계획을 갖고 정부가 직접 추진 중이며 건설공사와 주민의 삶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불편이 있을 수 있으며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주민의 이해가 필요하고 언론이나 사회단체 등의 격려와 질책도 필요하다.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빠른 속도로 살기 좋은 도시의 모습으로 바뀌게 되고 대한민국의 도시에서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앞으로 20년 후의 세종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깨끗하고, 친절하고, 교통체증 없고, 공해 없고, 볼거리 많고, 활기차고, 세계에서 가장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도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품도시….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