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최근까지도 '스승의 날=휴교'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올해는 대전에서 단 한 곳도 문을 닫는 학교가 없을 정도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5일 스승의 날에 쉬는 학교는 단 두 곳이다. 서대전초와 호수돈여중이다. 하지만, 두 학교 모두 스승의 날 때문이 아니라 개교기념일이라서 휴교한다.
초등학교 143곳, 중학교 88곳, 고교 61곳 중 스승의 날 기념으로 쉬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대전교육청의 확인 결과다.
왜일까.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수업시수를 채우기가 어려워서도 아니다. 초등학교의 1년 수업시수는 190일 이상이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방학을 줄여 수업시수를 195일까지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다. 다시 말해, 수업 시수 때문에 휴교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스승의 날은 교사가 1년에 한 번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교사에게는 가장 보람을 느끼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하는 날이다.
그러나 한동안 그 의미는 상처받고 얼룩지며 추락했다. 금품과 향응 등 관행들에 대한 세상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작지만 진심 어린 선물로 감사를 표시하는 스승의 날이 고가의 선물과 향응 등 합법적인 '로비의 날'로 변질되면서 불법의 온상으로 전락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2005년 이후 많게는 20% 가까이 휴교했던 학교들이 2009년 이후부터는 눈에 띄게 줄었고 올해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지역별로, 교장과 교감,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문제의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덕분이다. 교사들 스스로 스승의 날의 의미를 되찾고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권도 보장하기 위해 스승의 날에 대한 교사들의 관점이 바로 서기 시작한 것이다.
윤국진 시교육청 장학관은 “스승의 날 휴무는 사실 배경이 슬프다. 의미 있는 날이 퇴색되면서 교사가 죄인 취급을 받았다”며 “떳떳하고 당당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스승의 날 의미를 되찾는 건 결국 교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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