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선정된 기초과학연구단장 10명 가운데 4명이 포항공대(POSTECHㆍ포스텍)에서 신청한 과학자들이다.
이 중 서동철(찰스 서) 미 스크립스연구소 교수(생명), 오용근 미 위스콘신대 수학과 교수(수학), 정상욱 미 럿거스대 교수(물리) 등 3명은 포스텍에서 유치한 해외 학자라는 점을 감안, 해외 우수 연구 인력 영입이라는 포스텍의 승부수가 적중한 셈이다.
오세정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장은 “포스텍에서 연구단장 선정관련 정보 습득이 빨랐다”며 “또한 학교차원에서 해외 우수 연구 인력 유치 등 남다른 노력을 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남대 등 지역대에서 해외 우수 연구 인력 영입을 위해 연봉이나 연구 환경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부 교수들은 선정된 연구단에 연 평균 100억원이 지원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학교에서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충남대 자연과학대 A 교수는 “과학벨트 연구단 선정이 결국 선진 연구자들만을 위한 연구비 확대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학교도 총장 직선제 개선(폐지)을 놓고 온통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과학벨트 연구단 유치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교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40억여원을 지원받기 위해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총장 직선제 폐지를 강행해놓고 1개 연구단에 연 평균 100억원이 지원되는 대형 프로젝트에는 방관만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충남대 오덕성 대외협력 부총장은 “과학벨트 관련해서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는 몇 가지 사업이 있으나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오세정 원장은 “1차 선정된 10명 연구단장의 경우, 수월성의 원칙으로 선정 기준을 명확히 했다”며 “이유는 (선정하는데) 시간이 급하다보니 깊이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 원장은 이어 “2차, 3차 연구단장 선정시에는 연구계획의 창의성과 참신성을 우선할 계획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젊은 과학자이나 지역 안배 등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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