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서 연쇄납치강도사건으로 공개수배 된 뒤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강도행각을 벌인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논산경찰서에서 범인 길모(29)씨가 수사를 받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
<속보>=대전 연쇄여성납치사건 피의자 길모(29)씨는 채무에 시달리다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확인됐다.
논산경찰서는 9일 납치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피의자 길씨의 범행동기, 도피행적 등을 설명했다.
▲범행동기=길씨는 금융권에 2000여만원, 동거녀의 친언니 돈 400여만원을 갚지 않아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총 2500여만원의 채무가 길씨의 직접적 연쇄여성납치사건 범행동기로 밝혀졌다.
길씨는 지난 3월께 동거녀의 친언니와 청주에서 애견숍을 동업하려고 상가를 임대했지만 계약이 파기되며 돌려받은 계약금 500만원 중 400만원을 임의사용했다.
길씨는 400만원을 지인에게 빌려 갚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해 4월께는 취업 시 대출받은 2000만원의 채무로 시달리다 공금을 횡령한 사실도 추가로 나왔다. 길씨는 몇 곳의 회사를 옮겨 다니며 과도한 채무부담으로 공금을 횡령해 채무를 갚는 등 시달려왔다.
▲도피행적=길씨는 범행 직후 대전, 논산, 부여의 찜질방, PC방, 여인숙에서 한 달여간 도피생활을 이어왔다. 청주에서 범행 후 검거될 것을 우려해 중구 대흥동의 한 여관에서 자포자기 상태로 이틀간 은신하기도 했다.
이후 검거되지 않자 대전에서 옷을 구입해 갈아입고 서구 정림동, 관저동, 진잠동 등 PC방, 여인숙에서 생활했고 지난달 17일께 시외버스를 타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부여로 이동했다.
부여에선 지인을 만날 것을 우려해 낮에는 PC방, 밤에는 여관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또 PC방 등에서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경찰신분증을 위조해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신분증을 위조해 직접적 범죄행위를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길씨는 이후 본인이 공개수배된 사실을 알고 지난달 28일께 논산으로 다시 이동했다.
논산에서도 여관, 찜질방에서 생활하다 돈이 떨어지자 지난 5일 택시강도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에 잡히며 도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경찰에 검거된 후 길씨는 '공개수사 직후부터 자수하려고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부모님과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며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조성수·논산=이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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