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을 보면 다들 힘겹게 버텨. 싸워야 볼 수 있는 한 줄기 빛, 어서오라. 한 줄기 빛.”
남편은, 딸은, 아들은, 그리고 엄마 자신은 무엇을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 한 가족이 겪는 이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넥스트 투 노멀'이 11일과 12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넥스트 투 노멀'은 뮤지컬 음악감독인 박칼린이 주연배우로 연기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행복하다고 믿고 싶지만, 진실은 그렇지 못한 평범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에 대한 판타지나 영웅의 이야기 대신 현실 속에서 캐치한 통찰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려 하고 있는 것. 이 작품은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말 못할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둔다.
행복하다고 믿고 싶으나 진실은 그렇지 못한 바로 우리네 가족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서로를 감싸 안는 한국식 정서와는 조금 다르게 전개돼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이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르게 겪는 고통을 세련된 음악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넥스트 투 노멀'은 캐스팅 발표가 난 순간부터 큰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이 시대 여성 리더의 아이콘 박칼린과 KBS 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최재림, 일본 뮤지컬계의 디바 김지현,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정열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무대 안팎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성 배우들과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조화는 작품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탄탄하고 치밀한 드라마 구조와 파워풀한 록 넘버, 그리고 3층의 철제 구조물로 이뤄진 무대 활용이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은 2002년 작은 워크숍에서 시작해, 오프브로드웨이와 브로드웨이를 거치며 그야말로 21세기를 통째로 투영한 작품이다.
2009년 토니상에서 최고 음악상과 최고 오케스트레이션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음악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해체되어 가는 가족과 그것을 회복하려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진한 정서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대사를 절제하고 노래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송스루(Song-through)에 가까운 형식으로 록과 컨트리,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아름다운 화성으로 표현돼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는 엄마 다이애나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의 아픔을 바라보면서 상처에 대한 공감과 치유를 위한 노력을 느껴보자.
공연 11일 오후 7시30분, 12일 오후 3ㆍ7시. R석 8만8000원, S석 7만7000원, A석 6만6000원, B석 4만4000원, C석 3만3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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