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사회 '잘못된 관행' 청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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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사회 '잘못된 관행' 청산을

  • 승인 2012-05-08 19:39
  • 신문게재 2012-05-09 21면
'교수는 주인, 대학원생은 노예'라는 한탄은 대학가에선 오래된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리 사회 곳곳이 민주화되면서 그간 '관행'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던 각종 비위들이 드러나고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최고의 지성 집단인 대학에서 이런 아주 '잘못된 관행'이 왜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학원생들은 다가오는 '스승의 날'이 곤혹스럽다고 토로한다. 지도교수의 마음에 들 만한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데다 식사도 대접해야 하기 때문이다. 갹출한다고 해도 학생 신분으로서 부담이 작지 않다. 하지만 이 정도는 기본에 불과하고 한다. 명절은 물론 송년회 등도 챙겨야 하고 심지어는 개인여행 경비까지 걷어 댈 정도라고 한다. 물론 교수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자발적인 것도 아니다.

대학원에 이른바 '수발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지도교수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논문지도와 심사는 물론 지도학생의 진로, 즉 강사나 유학 등의 추천서 작성도 지도교수가 전담하고 있다. 장학금도 지도교수의 추천이 없으면 받지 못한다.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학생들의 경우 지도교수에게 밉보이면 설사 학위를 받더라도 그 세계에 발을 붙일 수 없다. 석ㆍ박사 학위를 포함해서 학생의 현재와 미래가 지도교수에게 달려있는 구조이다 보니 종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석ㆍ박사 과정의 '촌지' 문제를 다룬 본보 보도에 대학원생들의 반향이 뜨겁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고발이고,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다. 자신의 미래가 지도교수의 손에 걸려있는 상황에서 대학원생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다. 그렇다면 대학이 앞장서야 한다. 적극적으로 실태파악에 나서는 한편 전 근대적인 '수발문화'에 제동을 거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추방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한다. 대학원생을 '학위 논문 시장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학위논문검증제도에 대한 논의도 꼭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선배 교수의 뜻을 거스르면 '패륜'으로 여기는 권위적인 교수 사회, 교수와 제자 간의 수직적인 관계가 깨져야 한다. 스승과 제자가 손잡고 학문에 열중하는 대학이 더 많다는 것은 안다. 다만 대학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악습은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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