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한장 20만원 '부르는게 값'

대전주부교실 설문결과 이용자 83% “비용 불만" 병원 제증명 수수료 천차만별 '최고 200배 差'… 고지도 제대로 안돼

의료기관에서 발급되는 제증명 수수료가 병원마다 제각각인 가운데 최소 10배~최고 200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증명 수수료가 환자나 보호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고지돼 있어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필요에 따라 병원을 찾은 환자나 보호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아, 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8일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25일까지 대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대인면접을 통해 의료기관 제증명 수수료 의식조사를 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938명 중 상해진단서 사본 발급을 경험한 소비자는 95명이고, 발급 비용은 병원에 따라 최저 1000원에서 최고 20만원으로 조사됐다.

상해진단서 사본 발급에 최대 200배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938명 중 일반진단서 발급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421명으로 이 가운데 3.1%(13명)만 무료로 발급받았고, 유료 발급의 경우 병원마다 최저 1000원에서 최고 4만원까지 40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장애진단서 역시 최저 5000원에서 최고 18만원으로 36배, 진료기록부(의사소견서)도 최저 1000원에서 최고 2만원으로 20배, 사망진단서는 최저 3000원에서 최고 3만원으로 10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의료기관의 제각각인 제증명 수수료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938명의 설문 응답자에서 제증명 수수료 발급 경험이 있는 665명 중 51.9%인 345명은 '매우 불만족'으로 답하는 등 83.8%가 발급 수수료 비용에 대해 불만을 지적한 것이다.

또 의료기관 개설자는 제증명 수수료 비용을 접수창구나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해야 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938명의 전체 응답자 중 884명이 의료기관 방문시 제증명 수수료 확인이 어렵다고 답한 것이다.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 관계자는 “제증명 수수료 비용은 의료기관이 임의로 정해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를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있다”며 “관계부처의 제증명 수수료 비용 상한선 법제화 등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