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지난 해 말 쌀 함량이 94%인 쌀국수를 개발했다. 재고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 쌀 가격이 결국 농가 소득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농기원은 쌀 가공식품의 개발로 쌀 소비를 촉진해 쌀 재고량을 줄여 쌀 가격의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역 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쌀 함량이 94%인 생면국수를 개발했다. 밀가루로 만들어진 면에 비해 아미노산이 함유량이 높고 소화가 잘 돼 학교 급식 등에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기원은 공동 연구를 진행한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지난 3월부터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업체의 공장 설립이 늦어지면서 제품 출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도가 학교급식을 위해 개발한 쌀 가공식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는 2010년 말 연구용역을 통해 쌀을 이용한 머핀과 파운드케이크, 식빵 등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쌀 가공식품이 밀가루를 원료로 한 제품보다 상품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극복해 식감이 떨어지지 않고 영양소도 풍부해 상품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도는 도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9곳, 2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거친 후 학교급식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 확보를 못한데다 하반기에는 학교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쌀 가공식품을 활용한 단체 급식 계획은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
이처럼 쌀 가공식품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쌀 수급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010년만 하더라도 쌀 재고량이 많아 소비 촉진 전략이 필요해 가공식품 개발을 서둘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2010년에는 쌀 재고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졌지만 이후 상황이 변하면서 정책도 바뀌었다”며 “정책 변화가 쌀 가공식품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떨어뜨린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쌀 가공식품 개발에 참여했던 한 대학교수는 “밀가루와 달리 쌀을 이용해 빵이나 과자를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어렵게 개발된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저렴한 쌀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서도 쌀 가공식품 개발뿐만 아니라 소비될 수 있는 지원이 뒷받침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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