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기 편집부국장 |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수일씩 체류하는 까닭에 마이스 관련 방문객들은 규모도 크고 1인당 소비도 일반 관광객보다 월등히 높다. 관광수익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마이스 관광객들의 입소문으로 도시홍보ㆍ마케팅 유발 효과도 짭짤하다.
마이스산업은 이런 이점이 있지만 도시마다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쉽지 않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운용능력도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대전도 마이스산업 거점 인프라인 대전컨벤션센터(DCC)를 건립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자체 곳곳에서 경쟁하듯 컨벤션센터를 짓다보니 공급과잉과 과열경쟁을 우려한 정부가 처음엔 대전시의 컨벤션센터 건립 의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이 서울 코엑스, 경기 고양 킨텍스, 부산 벡스코, 제주 ICC 등 타 지역과 경쟁해 우위를 점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으로 봤던 것이다. 그래서 대전시는 회의산업에 특화를 두겠다며 승부수를 걸었고 그게 먹혔다. 대덕특구와 정부대전청사, 계룡대와 자운대, 군수사령부 등 도시 주위에 포진한 공공부문의 회의산업 수요에 대한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정부가 공감한 것이다. 그래서 대전컨벤션센터는 전시장보다는 회의장 중심으로 건립됐고 그 뒤 부족한 전시장을 해결하려고 인접한 대전무역전시관을 매입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대전의 마이스산업은 분명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그렇지만 마냥 장밋빛에 빠져선 안된다. 한국행 외국인 포상관광객들은 관광 인프라가 뛰어난 제주와 서울 등지로 몰리고 있고 국제회의는 숙박과 편의시설이 뛰어난 서울과 부산,수도권 등을 선호하고 있다. 자칫했다간 대전에선 시민세금으로 유치한 국제회의만 선보일 수도 있다.
대전 마이스산업의 안착을 위해 깊게 고민할 때다. 당장 대전이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한 타깃공략이 필요하다. 며칠 전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오는 11월 대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국지역신문 콘퍼런스'를 대전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대전으로 바뀐 이유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원과 수도권 등의 참가 희망자들이 전국 순회 개최보다 접근성이 좋은 대전으로 고정해 행사를 치러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대전의 이점이 마이스산업에 여실히 적용되는 사례다.
전국에 조직돼 있는 각종 직능단체 회의와 세미나를 대전에 유치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전국 판매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세미나와 사업설명회 등도 접근성이 중시돼 대전을 선호하는 만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대전은 전국 사업자들의 양호한 접근성으로 직접판매와 다단계판매 회사들의 각종 세미나와 설명회장으로 인기를 얻어왔다.
대전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선 이같은 기업회의 유치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더불어 전국 유일의 효테마공원인 뿌리공원과 족보박물관의 입지를 살려 전국의 문중회의를 대전에 적극 유치해야 한다. 뿌리공원안의 회의실을 문중에 연중 개방하자. 그러면 그들은 대전의 어느 식당에서 한 끼는 기본으로 먹고 간다. 효문화를 알리는 뿌리축제도 중요하지만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높은 문중회의를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마이스산업은 작은 것부터 잘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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