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지역의 비봉·양사, 태안의 신덕 등 폐광산 주변에서, 조사 면적의 42%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는 우려스럽다. 일부 지역은 오토바이를 타거나 마당 쓰는 것도 조심해야 할 판이다. 공기 질은 괜찮다고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적은 양이라고 해도 일단 호흡기로 흡입된 석면은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며, 폐 조직을 손상시켜 악성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주민의 환경재앙 공포를 해소할 치유책을 서둘러야 한다.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조치가 무엇보다 급하다. 이번 조사에서 토양정화대상은 1.12% 정도지만 대상 폭을 더 넓혀야 할 것 같다. 석면이 0.25% 이상 검출되면 위해도평가를 통해 정화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0.25% 이상 지역이 석면검출 전체 면적의 97%에 이른다. 때문에 검출된 면적 전부를 정화대상으로 봐야 한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를 정부에 알려 토양정화사업, 광해방지사업 추진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언제나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도는 정부가 추진할 때를 기다릴 게 아니라 가능한 예산을 최대한 동원해서 정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침묵의 살인자' 또는 '조용한 죽음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석면의 위험성과 그로 인해 불안해하는 주민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그 땅은 후대에 물려줄 땅이다.
토양정화가 끝날 때까지는 토양의 흩날림을 막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진단도 서둘러야 하겠다. 환경부가 올해 폐광과 석면공장 인근 주민 2500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시작했지만 더딘 감이 없지 않다. 이 기회에 우리 사회가 석면의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예산과 인력 등도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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