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가 '탈선의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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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가 '탈선의 거리'로

'으능정이' 점령한 청소년들 대낮에 흡연ㆍ절도 버젓이

  • 승인 2012-05-06 17:37
  • 신문게재 2012-05-07 5면
  • 강우성강우성
▲ 4일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대낮에 버젓이 흡연중인 학생들<사진 왼쪽>과 집단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는 모습이 본사 취재기자의 앵글에 잡혔다.
▲ 4일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대낮에 버젓이 흡연중인 학생들<사진 왼쪽>과 집단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는 모습이 본사 취재기자의 앵글에 잡혔다.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4일 오후 1시께 으능정이거리는 평일 낮임에도 학교를 일찍 마치고 나온 중고생들로 넘쳐 났다.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한 낮 학생들에게 점령당한 으능정이 거리는 이미 이들의 일탈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버젓이 담배를 물고 걸어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골목은 일찍이 학생들의 끽연장소로 바뀌어 희뿌연 담배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 이 일대 건물 지하주차장이나 폐업한 가게 등은 흡연 등 중고생 일탈 장소로 활용되는 일종의 '아지트'가 된지 오래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16) 양은 흡연 이유를 묻자 “공부나 성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서”라며 “어른되면 다 피우는데 조금 일찍 시작했을 뿐, 어른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고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이 만연함에도 누구하나 이들을 꾸짖거나 제지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인근 상점에서 일하는 송모(28)씨는 “보기는 안 좋지만 너무 일상화 되다보니 사실 무감각한 측면이 있다”며 “일전에 한 아주머니가 담배피우는 학생들을 나무라자 '담배 한 번 사준적 없으면서 무슨 상관이냐'고 대드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밀집하다 보니 이곳에서는 금품 갈취나 절도와 같은 범죄 행위도 자주 발생한다. 이날도 오락실에서 다수의 무리지은 학생들이 다른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또 인근의 한 노점에서는 여중생이 물건을 훔친 뒤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훔친 물건을 내던지고 달아나버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노점상인은 “간혹 물건을 훔치는 얘들이 있는데, 바로 현장에서 훔친 물건이 나와도 잘못을 빌기는 커녕, 당당한 태도로 오히려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금품갈취나 절도 행위가 발생해도 신고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일상적인 지도감독도 청소년들이 단속망을 요리조리 피해다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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