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제 여건 변화와 나날이 커가는 비중에 비해 농업 연구개발 투자는 다소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2005년부터 5년간 전체 연구개발 예산이 1% 증가하는 동안 농업 분야는 4.8%에서 4.3%로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농림수산식품 분야 3개 부ㆍ청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지만 예산 배분의 효율성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투자를 늘려도 예산 배분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연구과제가 중복된다면 고부가가치 농업, 한국형 정밀농업 모델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관련 예산을 더 늘리라고 이명박 대통령이 전례 없이 강조해서가 아니다. 투자 증대 없이는 선진국의 50~80%에 불과한 농업 연구개발 등 국내 융합기술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도 농업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은 대형 식품회사의 책임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농식품산업을 중심으로 농업이 재편되면서 세계시장에서 성장동력이 됐다는 뜻이다. 생명산업과 첨단생산기술, 2020년 세계 10위권 농식품 수출강국 목표를 위해 수출전략기술 투자를 늘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 농업 연구개발 예산이 부각돼 다행스럽다.
더 중요한 것은 단지 예산 증가에만 있지 않고 연구개발 전략 마련에 있다. 또한 농업 분야는 여러 부처 간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강화해야 하고 어느 분야보다 소비자 중심이어야 한다. 농업이 더이상 1차산업이 아니라는 말은 현실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에게는 1차산업으로서의 농업도 중요하다. “농사지으면 돈은 식품회사가 다 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재연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실제 농업현장에서의 적용, 그리고 농업인들의 이해 확산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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