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기계업자들은 장비대금 지급을 원도급건설업체에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가 하면,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협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남지방경찰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경영악화로 건설기계업자들에게 장비대금을 체불한 업체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극동건설, GS건설의 하도급업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건설의 세종시 건설사업을 맡은 A하도급업체의 경우,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원도급업체에서 지급받은 장비대금의 일부를 건설기계업자들에게 지불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관련 건설기계업자 50여명은 5~31일 남면 고정리 사업현장에서 체불 대금에 대한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B하도급업체는 지난달 2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한 상태다. 이 업체는 유동성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그동안에도 알려졌으며 현대건설로부터 받은 장비대금 일부를 건설기계업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설기계업자 100여명 역시 5~31일 남면 보통리 현대건설 사무실 앞에서 장비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극동건설의 C하도급업체 역시 경영악화로 기업회생절차 신청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역시 원도급업체인 극동건설이 해당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했지만, 건설기계업자 등 공사인부에 대한 대금이 미지급된 상태다.
GS건설의 D하도급업체는 지난 3월 서울중앙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접수,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상태로 건설기계업자들에게 일부 지급된 어음이 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기계업자 30여명은 지난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차 집회를 가진 뒤 3일 낮 12시께 해산했다.
원도급업체들은 이미 공사대금을 하도급업체에 지급했지만, 하도급업체의 관리소홀이라는 도의적 책임 때문에 이중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할 형편이다.
이 가운데 일부 원도급업체에서는 공사대금 전부를 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일부분의 장비대금만 건설기계업자들에게 지급하는 등의 방식을 검토중이다.
한 원도급업체 관계자는 “무조건 공사대금을 보전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 하도급 업체의 자산 현황 및 체불대금 규모 등을 파악해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연합회 관계자는 “그동안 대금을 받지 못하고 일만 해온 것에 대한 억울함과 허탈감을 원도급업체가 풀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영세 건설기계업자들의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원도급업체와의 지속적인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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