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팀 성적 탓에 팬들로부터 무능하다는 질책은 물론 사퇴 압력까지 받는 등 괴로운 날을 보내고 있다. 여름 스포츠 가운데 대전 연고 프로팀은 야구 한화이글스, 축구 대전시티즌(K리그), 한국수력원자력(N리그) 등 3팀이다. 이들 팀은 각 리그에서 모두 최하위에 처져 있다.
한화는 5승 14패(승률 2할6푼3리)로 8개 구단 가운데 꼴찌, 시티즌은 1승 9패(승점 3)으로 16개팀 중 16위, 한수원은 첫 승도 신고하지 못한 채 3무 5패(승점 3)로 14개 구단 가운데 역시 최하위다.
대전 연고팀들은 수치로 나타나는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 면에서도 선수들이 무기력하거나 어이없는 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팬들은 팀의 수장인 한화 한대화, 시티즌 유상철 감독 등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한화 모 팬은 이글스 홈페이지에서 “빙그레 시절부터 성적을 놓고 감독 탓을 하지 않았고 이글스 야구색깔을 즐겨왔다”며 “하지만, 한 감독은 시원시원한 팀 컬러와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다”고 꼬집었다.
시티즌의 한 팬도 구단 홈페이지에서 “용병 기량이 타 팀보다 떨어진다면 감독이 전술과 전략이라도 잘 세워야 한다”며 “최소한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끈끈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프로로서 팬들에 대한 보답일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수원 어용국 감독의 경우 한 감독이나 유 감독처럼 외부로 드러난 팬들의 비난은 없지만, 팀 성적 부진으로 고충을 겪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간혹 “성적 부진 책임을 감독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선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라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지만, 비판 의견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성난 팬심에 해당 구단들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지만 내심 자제를 바라는 눈치다. 모 구단 관계자는 “인신공격성 글은 게시판에서 삭제하지만 모든 의견을 일일이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질책과 비판보다는 격려가 감독과 팀에게 약이 된다”고 말했다.
최두선ㆍ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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