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산만한 내 아이… 나이 들면 나아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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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산만한 내 아이… 나이 들면 나아진다고요?

증상 '주의력결핍ㆍ과잉행동ㆍ충동성' 치료시기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

  • 승인 2012-05-03 15:23
  • 신문게재 2012-05-04 1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사는 법]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 건양대병원 정신과 정경운 교수
▲ 건양대병원 정신과 정경운 교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대표되는 3대 핵심 증상을 보이는 대표적인 소아 정신질환의 하나다. 점점 ADHD 환자가 증가하면서 부모들의 막연한 두려움도 크다. 그렇다고 '어린아이들은 원래 산만하다'며 무심코 넘길 경우 추후 더욱 큰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대해 건양대병원 정신과 정경운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ADHD 아동의 증상=학령전기의 ADHD 아동들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부산하고 통제가 어려우며,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다른 아이보다 시끄럽게 놀고, 친구들과 놀 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는 것도 특징이다. 무례하게 보이는 돌발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어 유치원 선생님 등으로부터 통제가 어려운 아이라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문제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수업과 같은 구조화된 환경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45분간의 수업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며, 각종 받아쓰기와 읽기 등 주의집중력을 요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ADHD 를 가진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ADHD 아동 중에는 3대 핵심 증상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 모두 나타나는 혼합형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하지만 주의력결핍이 나타나는 주의력결핍 우세형 혹은 과잉행동 및 충동성이 주문제가 되는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도 있다. 주의력 결핍을 보이는 아동은 흔히 부주의한 실수를 많이 하고, 주의집중을 잘 하지 못하며, 아는 문제도 실수로 인해 틀리는 횟수가 월등히 많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조직화 및 체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과잉행동 및 충동성을 주로 보이는 아동의 경우, 안절부절 못하고 지나치게 움직이거나, 말을 많이 하거나, 순서를 잘 지키지 못하고,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100명당 5~8명이 발견될 정도로 흔한 소아정신장애인 ADHD는 3대 핵심 증상 이외에도 감정 조절을 잘 못하고, 체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으며,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나아질까?=ADHD를 가진 아동의 70% 이상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청소년기 ADHD의 약 50~65%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아동에 비해서 ADHD를 가진 청소년은 학습 능력 저하, 학교 생활 태만, 컴퓨터 게임 중독 등의 빈도가 높다. 심한 경우 약물남용, 우울 및 불안장애, 청소년 비행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성인기까지 이어질 경우 집중력 문제로 인하여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업무 능력이 부족하고 약속이나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는 건망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충동적인 성향으로 대인관계, 직장생활 등에서 사회 적응의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ADHD의 원인과 치료=ADHD는 현재까지 뇌 기능 가설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도가 매우 높은 질환이다. 부모가 과거에 ADHD 증상을 보였다면 자녀에게 유전되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ADHD에 대해 흔히 갖는 편견 중 하나가 ADHD가 잘못된 양육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ADHD는 잘못된 양육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의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단, 일관되지 않은 훈육이나 부모의 감정 조절의 어려움은 문제 행동을 보이는 ADHD 아동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부모들이 일반 아동의 부모에 비해 더욱 흔히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이다. 아이의 문제로 인해 이차적으로 가족 관계 혹은 부부 관계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ADHD로 확진된 경우, 약물 치료로 아동의 주의력 개선과 과잉행동 및 충동성 조절 면에서 70~80%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의 비약물적 요법에는 행동치료, 사회성 기술 훈련, 부모 교육 등이 있다. 치료는 아동의 상태, 환경, 공존 질환 등에 따라서 선택되게 된다.

그 중 사회성 기술 훈련은 평소에 눈치가 없거나 충동적이어서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 도움이 된다. 보통 또래 아동들 3~4명이 한 그룹이 되어 훈련을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개인 치료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부모가 ADHD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녀를 지도하는 요령과 부모의 감정 조절 훈련을 받으면 치료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아동의 문제를 이해하고 기대 수준을 조정하고 부모-자녀 간의 상호작용 원칙을 터득함으로써 부모 자녀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어릴 때부터 산만하거나 집중력이 부족했던 사람 중 성인이 된 후에도 대인관계에서 화를 잘 참지 못하거나, 일을 잘 벌이는 반면 마무리를 잘 못하는 사람, 매사를 귀찮아하고 참을성이 부족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성인기에서라도 한번쯤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경운 교수는 “자녀의 ADHD가 의심된다면,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평가를 받기를 권한다”며 “크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막연하게 낙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조기에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이차적인 적응의 문제를 예방하고 자녀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ADHD 진단

주의력결핍 증상

1. 공부, 일 또는 일상생활에서 부주의하여 실수를 많이 한다.
2. 공부, 일, 놀이를 할 때 집중을 하지 못한다.
3.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4. 반항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지시사항을 따르지 못한다.
5. 일이나 활동을 조직적으로 체계화시켜 처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6. 공부 또는 숙제 등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나 활동을 피하거나, 싫어하거나 또는 하기를 꺼린다.
7. 장난감, 숙제, 연필, 책 등 필요한 물건들을 자주 잃어버린다.
8. 외부의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9.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번번이 잊어버린다.

과잉운동성ㆍ충동성 증상

1.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손발을 꼼지락거린다.
2. 교실처럼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할 상황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3.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거나, 지나치게 높은 곳을 오르는 행동을 보인다.
4. 놀이에 어려움이 있거나 여가활동을 조용히 하지 못한다.
5. 마치 '모터가 달린 장난감처럼' 쉴새 없이 움직인다.
6. 말을 너무 많이 한다.
7.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대답한다.
8. 자신의 순서를 지키지 못한다.
9. 다른 사람의 대화나 놀이에 불쑥 끼어들어 방해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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