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제외는 '꼼수'

천안 27일 대형마트 첫 시행… 주상복합건물 업체 등 빠져 소상공인 반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운영되지만, 주상복합건물에 들어선 업체는 대상에서 제외돼 입법취지에 맞는 제도정비가 요구된다.

3일 천안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천안시 전통상업보존구역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달 시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지역 대형마트가 첫 의무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롯데마트 2개 점, 이마트 2개 점, 홈플러스 테스코, 홈플러스, 메가마트 등 지역 7개 대형마트와 롯데슈퍼 등 대기업 직영 SSM 11곳은 매월 2ㆍ4주 일요일에 문을 닫아야 하고, 규정 위반시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들 업소는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심야시간대 8시간 영업도 제한된다.

대형마트들은 강제 휴무일을 평일에 지정해줄 것을 희망했지만,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거부로 휴일 영업제한이 결정됐다.

그러나 불당동 펜타포트 주상복합 지하에 들어선 모 대형마트는 건물용도가 복합쇼핑몰로 분류됐다는 이유로 일요일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면서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법률에, 복합쇼핑몰은 시행령에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과 시민단체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의 입법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업체의 로비에 밀려 복합쇼핑몰의 영업을 허용해주는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사무국장은 “복합쇼핑몰이라는 이유로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을 둔다면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만든 법 제정 취지 자체가 퇴색되는 것”이라며 “즉시 재개정을 통해 복합상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복합상가에 입주한 마트가 영업을 강행하더라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형편”이라며 “지식경제부에 유통산업발전법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