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훔친 일당이 검거돼 1일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범행에 이용된 천공드릴과 고압호스 등 압수물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대한송유관공사의 송유관로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안태정)는 1일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고압호스를 이용해 기름을 훔친 김모(35)씨 등 6명을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임모(40)씨 등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3월 5일 논산시 연무읍의 호남고속도로에서 20m 떨어진 지점의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등 지난 1월 20일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8회에 걸쳐 14만8000ℓ(2억8000만원)의 기름을 훔친 혐의다.
이들이 훔친 기름은 휘발유 7만3000ℓ, 경유 7만ℓ, 등유 5000ℓ 등이다.
피의자들은 총책(판매ㆍ자금관리),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 천공기술자, 송유관에 매설된 흙을 파낸 굴착반, 운송책, 운반책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인 범죄 행각을 벌였다.
유류절취를 위해서 발전기, 용접기, 천공기, 고압호스, 굴착공구, 차량 등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범행수법은 지상에서 깊이 2m 아래에 묻혀 있는 송유관로에 천공기를 이용, 구멍을 뚫고 고압호스를 유조차량까지 연결해 기름을 훔쳐왔다.
유조차량을 길가에 정차해놓고 기름을 훔치는 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내 범행이 이뤄졌다.
고속도로에 정차된 유조차는 경찰 등 순찰차를 피하고자 망을 보던 다른 피의자 연락을 받고 고속도로 진출·입을 반복하며 이동했다.
또 누수탐지기를 이용해 전국에 묻혀 있는 송유관로를 찾아 범행 대상을 물색해 왔다.
피의자들은 이같이 훔친 유류를 부산의 한 저유소에 보관시키며 불법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훔친 유류는 시중가보다 10~20% 정도 저렴하게 주유소, 유류업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피의자들은 과거에도 송유관 주변에 있는 건물을 임대해 땅을 파 유류를 훔친 전과 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중이다.
대전지방경찰청 고준재 광역수사대 강력팀장은 “국가의 산업기반시설이자 중추적인 에너지원인 송유관로를 뚫고 기름을 훔치는 범행에 대해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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