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를 떠나 다른 지역에 신축공장을 조성한 기업은 장충동왕족발을 비롯해 진미식품, 미래생활, 길산스틸, 삼영기계 등으로 대부분이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이다. 만일 이들 기업이 대전에 신축공장을 조성했다면, 대전시의 입장에서는 세수와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업들의 '탈 대전'으로 인구 유출과 일자리 및 세수 감소 등 지역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고, 저렴한 투자처를 찾아 떠나는 향토기업을 붙잡을 방법도 없었다.
1일 대전시와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 공장 등 각종 사업장에서 지자체에 내는 지방세로는 크게 취득세(부동산 등)를 비롯해 재산세(토지ㆍ건물분), 지방소득세(종업원분), 자동차세(6, 12월), 등록면허세(1월) 등이 있다. 지방소득세의 경우 종업원 50인 초과 사업장에 해당되며, 급여의 0.5%를 납부하게 된다.
사업장의 규모와 직원 수에 따라 지방세 금액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한국타이어와 KT&G와 같은 대기업들은 연간 납부하는 지방세만도 억대에 달하고 있다.
대전산업단지 내에 있는 중견기업들의 경우 1년 동안 보통 약 3000만원에서 4000만원의 지방세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계는 새로운 기업을 유치해 지방 재정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향토기업들이 터전을 잡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역시 기존 토착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대표는 “우선 지역 기업들의 외부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기업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인센티브 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대전을 떠나게 되면 일자리 및 매출 등의 감소로 인해 지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며 “기업이 이전하는 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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