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A씨는 인터넷을 통해 공기업 필기시험 과목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학원의 두 달 과정 수강료는 이론과 문제풀이만 75만원. 전공 논술이 포함돼 있는 4개월 과정은 210만원이다. 경제학과 출신인 A씨가 원하는 공기업은 경제학이 필수 과목이기 때문에 수강 기간 동안 기초 이론을 완성해준다는 광고에 21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B씨는 부실한 강의 내용에 거액의 학원비를 지불한 것을 아쉬워했지만 이미 늦었다.
공무원 9급을 준비하는 대전권 대학 4년생 B씨는 등록금 360여만원 이외에도 고시학원 종합반 2개월 수강료와 교재비 200여만원을 마련하느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C 씨는 “수 백만원의 등록금 이외 학원비까지 부모님에게 손벌리기가 미안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학원들은 마음이 급한 수험생들을 이용하는 상술을 끊임없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공인 어학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외국어학원 수강은 필수다. 취업 준비생들은 대부분 유명 어학원 지점으로 운영되고 외국어학원을 등록, 한 달에 토익 정규 종합반 수업료 20만~3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
유명 어학원 지점들은 토익종합반과 함께 스터디 명목으로 이 학원에서 자체 제작한 교재까지 판매한다.
전국에 지점을 갖고 있는 Y어학원과 P어학원 역시 각종 어학 시험에 대비한 수업을 자사에서 제작한 교재와 함께 판매한다. '토익 700점 뛰어넘기' 등 점수대별로 다른 강좌를 개설하고 각 강좌마다 다른 교재를 판매하고 있다. 불안한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을 이용하기에는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토익 응시료도 취업준비생의 급한 마음을 악이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초 토익 응시료가 3만9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7.7% 인상됐다. 취업준비생들은 응시료 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토익 응시자인 D씨는 “정부 출연 기관이나 모든 기업이 공인 어학 점수를 요구하다보니 어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어학원 뿐만 아니라 토익시행 업체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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