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앞에 대기 중인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말한 오미영(34ㆍ여ㆍ대덕구 오정동)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씨는 운동 삼아 걸어서 대형마트에 들렀고 장을 본 후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택시기사에게 설교 아닌 설교(?)를 들었다.
오씨는 “마트에서 집까지 기본요금 정도의 거리인데 마트 앞에서 1시간 동안 대기하다 태운 손님이 기본요금 정도의 거리를 간다며 택시기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그 화를 나한테 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마트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집 근처 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서구에 사는 사람이 동구에 있는 마트를 이용 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며 “먼 거리를 운행해서 많은 요금을 받고 싶어하는 택시기사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손님에게 자신의 불만을 표출한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번화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기 위해 도로변에 대기 중인 택시를 탄 서영석(23ㆍ서구 탄방동)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서씨는 “언제부터인가 정차하고 있는 택시는 안 탄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나가는 택시를 이용한다. 황당했던 일도 있는데 직접 택시를 잡아서 타고 나면 정차하고 있던 택시기사가 자신의 차량을 이용 안해서 인지 계속 클랙슨을 울리며 쫓아온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대전시에 접수된 택시관련 민원은 878건으로 2010년 796건에 비해 82건(10.3%) 늘었다. 민원 가운데는 불친절이 261건(29.7%)으로 가장 많았고 승차거부 258건(29.3%), 부당요금징수 131건(14.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불친절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택시기사의 말과 행동을 손님이 받아들일 때 기분이 나쁘면 불친절이다. 하지만 택시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좀 더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개인택시가 아닌 이상 30분~1시간씩 기다려서 기본요금 거리를 가는 손님을 태우면 손해지만, 이를 손님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몇몇 기사들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다보니 다른 택시기사도 피해를 본다”고 푸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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