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 후회가 막심하다.
학부모들이 수시로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고, 대화 내용도 다른 학부모에게까지 공개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 교사의 개인 신상과 관련된 내용이 학부모 사이에서 설왕설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카카오톡을 삭제할까 고민 중이다.
서 교사는 “자녀 교육과 관련한 내용보다 사생활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나돌고, 근거 없이 확대해석되기까지 한다”며 “답장을 안할 수도 없고, 차단하자니 오해를 살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 중구의 B 중 교사인 유모(37) 씨는 자칭, 학교에서 SNS 전도사다. 올 초부터는 학교폭력 문제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와 소통하려고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생들의 경우 초반에는 거리낌 없이 유 교사와 여러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요즘은 뜸하다. 차단하는 학생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에 있었던 소소한 일들까지 SNS를 통해 유 교사에게 전달되면서 학생들 스스로 거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 교사는 “선생님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아이가 오해를 받을 정도다. 비밀스럽게 해도 학생들에게 들통나다 보니 어렵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SNS(Social Network Service)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SNS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생활 노출과 학교폭력 유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최근 교사들 사이에서 SNS 활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소통을 위해 대부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생활 노출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 애인이나 친구의 소식과 사진조차 올릴 수 없을 정도다.
한 초교 교사는 “학부모와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아 SNS를 활용하는데, 어느 순간 학부모 사이에서 (내가) 수다거리가 됐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예전엔 아이가 볼모라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학부모들이 SNS를 통해 교사의 약점을 잡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에서는 학교폭력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동구의 C 중2 담임교사는 “답글을 하지 않으면 상처받을까 해서 자주 대화했는데, 오히려 일부 학생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고교는 초ㆍ중과 비교하면 낫다.
유성의 모 교사는 “특정 교사나 학교를 비하하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차단하면 그만”이라며 “특히, 학부모가 학교일에 개입하는 건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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