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홀로 가구 시대, 맞춤 정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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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홀로 가구 시대, 맞춤 정책을

  • 승인 2012-04-26 19:52
  • 신문게재 2012-04-27 21면
'나홀로 가구'의 증가는 밝은 면보다 어두운 그림자가 더 짙어 보인다. 결혼 기피,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해체, 사별 같은 어두운 일들이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올해부터 1인가구의 비중이 가장 커지는 것으로 전망했다.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는 첨단 정보화 시대를 살지만 가족불안전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즘 동네 슈퍼에서는 생선을 토막 내 팔거나 양배추 같은 야채를 잘게 나누어 팔고 있다. 고물가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가족단위가 1~2인 규모로 급속히 재편됨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달 통계청이 내놓은 주거특성 변화를 보면 대전의 1~2인 가구의 비중은 47%로 6대 광역시 중 부산 다음으로 많다. 한집 걸러 1~2인 가구인 셈이다. 충남과 충북은 각각 56%,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가족단위의 급속한 변화는 미혼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녀의 부모 부양 기피 현상은 예삿일이 아니다. 그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우울증, 고독사 등에 대처할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혼자 사는 젊은 세대 역시 게임 중독 등 정신 황폐화를 예방할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주택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1~2인 가족을 겨냥한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고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통계청은 “65세 이상에서 1인 가구가 평균치를 훨씬 웃돈다. 고령화 그늘이 짙다”고 밝혔다. 또 1인 가구 가운데는 이혼, 실업, 병약자 등이 많다. 이들이 자립하려면 일하는 길밖에 없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나홀로 가구의 증가는 그만큼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는 물론 자치단체도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경제 정책을 펴야 한다. 주거, 세제, 복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나홀로 가구의 증가 속도는 자치단체의 정책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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