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개편위)가 시ㆍ군 통합 대상지인 논산ㆍ계룡시에 대한 본격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홍성ㆍ예산군은 국가 차원 통합 추진지역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일방적 추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26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개편위는 27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시ㆍ군 통합에 대한 주민 의견을 묻는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조사 대상지역은 통합을 건의한 지역 가운데 36개 시ㆍ군이다.
충청권의 경우 논산ㆍ계룡을 비롯해 괴산ㆍ증평, 음성ㆍ진천 등 6개 시ㆍ군이다. 설문조사는 조사대상 지자체 만 19세 이상 주민으로 최근 주민등록 인구 기준 할당으로 진행되며, 시ㆍ군당 1000~1500명을 조사한다.
개편위는 이번 여론조사 후 오는 6월 말까지 권고지역을 결정해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하며,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행정안전부 장관 권고를 거쳐 지역의회 의견청취 또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2014년 7월까지 통합 지자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국가 차원 통합 필요지역은 권고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위 설문조사 대상에서 홍성ㆍ예산군이 빠지면서 일방적 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개편위는 국가차원 필요지역은 여론조사 확인 필요성이 없다는 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가 차원 통합 필요지역은 홍성ㆍ예산을 비롯해 경북도청이 이전하는 안동ㆍ예천과 여수ㆍ순천ㆍ광양 등 3개 권역이다.
설문조사에 대한 기준지표가 공개되지 않은 점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시ㆍ군에서는 통합 추진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홍성군은 예산군과 통합을 찬성하면서도 반대 주민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모습인 반면, 예산군은 주민 여론수렴 없는 통합추진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논산시의 경우 계룡시와 합치면 시세가 증대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계룡시는 국방 중추도시로써 면모를 갖춰가는 과정에서 다른 시ㆍ군과 통합은 말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충남도는 양 시ㆍ군의 여론 공감대 형성 없는 일방적 통합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통합 되더라도 덩치만 커질 뿐 내부적 갈등으로 오히려 시너지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실제로 마산ㆍ창원ㆍ진해는 창원시로 통합됐으나 내부 갈등으로 다시 분리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통합 대상 시ㆍ군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론수렴 없는 일방적 통합 추진은 원천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태구ㆍ서울=박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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