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조형대학 학장 |
최근 우리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1960년대 이전 농경시대에는 토지가 생산의 수단이었고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었다. 박정희 시대로 불리는 산업화 시대에선 산업기술과 정보력을 독점한 소수 엘리트 층이 권력을 독점하고 권위주의적 수직적(I)리더십이 통했다. 소위 똑똑한 소수 개인의 독립적 능력(Individuality)이 다수 대중을 리드한 셈이다. 국가도 절대권력이 독점하고 시장도 삼성 등 대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대리점을 통해 시장을 지배해 소비자의 선택권은 매우 제한됐다. 그러나 19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평준화와 넓어진 소비자의 선택권이 한국에도 도입되면서 수직적 리더십은 구시대적 리더십이 돼 버렸고 새로운 리더십이 도래했다. 지식과 정보가 공유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무제한 보장되는 지식정보화 사회는 똑똑한 소수집단에 의한 사회통제가 어려워 집단적 리더십, 다수가 공유하는 관계형(relation), 수평적(-) 리더십(T=I+-)이 형성된 사회였다. 수직적 리더십의 요구조건이었던 지적 능력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과의 인간관계,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 정보의 공유능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고객지향을 넘어서 고객 감동시대다. 창조적 가치창출이 성공의 열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이 다른 대중 개개인을 감동(humanity)시킬 수 있는, 각각의 개성을 이해하고 한 데 모을 수 있는 공감의 리더십 (H=I-I)이 필요한 것이다.
안철수 교수가 뜨는 이유가 뭘까? 그가 이 시대가 원하는 공감의 리더십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는 세상의 흐름을 잘 안다. 산업사회, 지식정보화사회의 시장주의가 낳은 빈부격차, 세대간 계층간 갈등, 청년실업 등 사회의 왜곡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아픔을 공감하는데 익숙하다.
어찌보면 신격화 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성공적인 사업가, 그리고 한국 최고의 대학에 임용된 교수로서 충고와 훈계를 하는 대신 가진 것 없이 희망을 찾는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자세를 가졌기에 공감의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막막한 현실에 부딪혀 넘어진 청춘들에게 너희의 능력부족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뚫고 나가라며 등을 미는 대신, 같이 앉아서 다독이며 같이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모습에서 학생들은 공감의 리더십을 가진 안 교수에 열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그의 정치권으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공감의 리더십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사회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에 대해 안 교수가 검증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적이 없어 평가 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한 나라를 현명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 또한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성직자가 아니라 5년 임기동안 야당의 공격과 비판을 받아가면서 사회의 현실문제를 해결해 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기에 반드시 해결방안도 제시하고 충분한 검증기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사회는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한국사회의 과도한 경쟁, 사회적 양극화, 산업의 성장지체 및 산업구조의 변화가 가져온 일자리 부족 등 변화의 충격에 지쳐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편이 되어주는 공감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모든 국민의 위로가 되어줄 사회의 원로, 김수환 추기경 같은 리더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폭넓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냉철함과 지혜를 인정받는 권위(I)가 있고,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동조 그룹을 갖는 수평적 교감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부모와 같은 자애로움을 갖춘 공감(H)의 리더십을 갖춘 그런 분을 찾고 있는 게 아닐까? 우선 왜곡된 자본주의의 경쟁구도에서 힘들어 하는 국민들이 원하는 지도자의 자격은 자식에게 부를 물려주려는 사악한 재벌은 아니어야 하고, 서민의 고충을 함께 할 사람, 올바른 국가관과 사회적 정의가 바로선 사람, 누구나 믿고 따를 수 있는 믿음이 가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사회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생각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