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실현에 있어 앞으로 5개 광역ㆍ기초자치단체가 충남과 전북에 산재한 유적의 연관성을 잘 묶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공주의 무령왕릉에서 공주ㆍ부여지구로, 다시 익산을 포함한 백제문화유적지구로 확대된 외연을 잘 소화해내야 한다. 등재 추진단은 특히 공주, 부여, 익산 세 지역의 문화유산을 한데 묶는 패키지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도 있다.
등재 대상이 각 지역에 흩어지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흠이다. 거리는 극복하고 연관성은 강화해야 한다. 문화유산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다양한 구상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공산성에서는 도성 변천사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유적이라는 콘텐츠 측면을 최대한 강조해야 할 것이다. 부여(사비) 유적에서는 동아시아 최초의 계획도시 체계라는 점까지 집중 부각시킬 수 있다. 천도에 얽힌 스토리, 대외 교류 면모까지 여기에 잘 담아야 한다.
추진단은 또한 백제유산을 유네스코 지정 기준에 잘 맞추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는 곧 세계유산 가치창출을 위한 노력이다. '보존'만이 아닌 '보존과 활용'으로 문화유산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보존관리계획 수립, 콘텐츠 보완, 또 만약에 대비해 통합관리 부분까지 생각해둬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각 지역 고유의 탁월한 가치를 살려야 한다.
그러자면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의 활동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할 것이다. 백제고도라는 상징성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진정성 있는 가치의 재발견 작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조와 지역주민의 공동 노력의 산물인 하회ㆍ양동마을 문화유산 등재 선례는 참고할 가치가 있다.
세계유산 지정은 백제문화 세계화의 통로다. 그만큼 글로벌화에 대한 노력도 요구된다.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아낌없이 내보여 찬란한 백제유적이 유네스코의 눈에도 찬란해야 한다. 등재 이후에는 품격 있는 역사도시의 토양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추진단에 덧붙여 바랄 것은 공주, 부여, 익산 등 3개 도시를 묶는 방식이 등재에 꼭 유리한 방식만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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