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홈구장인 한밭야구장 리모델링 공사 준공일이 다음달 29일로 지연되면서 대전시 늑장 공사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야구장 내부 공사로 작업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손인중 기자dlswnd98@ |
프로야구 1군 경기가 공사판에서 열리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대전시의 늑장 공사로 한밭야구장 리모델링 공사 준공일이 당초 5월 9일에서 20일 뒤인 29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공기를 맞추는 데 문제없다며 큰 소리치던 대전시는 준공일 지연에 따른 야구팬과 시민들의 비판을 면키 어려워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기존 2층 1만500석을 3층 1만5000석 규모로 늘리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한밭야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25일 현재 전체 공정률은 92% 가량. 내야 1, 3루 측에 3층 철골구조물이 들어섰고 2층 화장실과 매점의 보수공사가 완료됐다.
관람석은 의자교체를 위해 대부분 뜯어놓은 상태이며, 야구장 외관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화이글스의 올 시즌 대전 첫 경기는 다음달 8일 기아전.
문제는 이때까지 새롭게 증축되는 내야 1, 3루 측 스탠드에 야구 관람을 위한 의자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선수들이 5월 8일 한밭야구장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기존 관람석의 경우 8일 전까지 의자 교체가 가능한데 증축 부분(3층)은 불가능해 이곳에는 관중을 들이지 못할 것 같다”며 준공일 지연을 시인했다.
대전시는 한화이글스 원정경기 시 빈 구장에서 잔여 공정을 진행, 29일까지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홈경기가 있는 날에도 공사하는 상황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 선수들은 다음달 8일부터 한밭야구장에서 경기는 할 수 있지만, 공사가 끝나지 않은 어수선한 환경에서 뛰는 신세를 감수해야 한다.
야구팬 김 모(36)씨는 “한밭야구장을 지날 때마다 준공일을 과연 맞출 수 있을까 걱정 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팬은 “한밭구장의 상황을 TV중계를 통해 다른 지역 팬들이 본다면 도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공기를 맞추려고 밤샘작업 등을 병행했지만, 최근 강풍이 잦아 철골 작업이 차질을 빚었고 올해 초 한파와 레미콘 업계 파업 때문에 공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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