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잔치 한다' 노인 꾀어 바가지

금산署 일당 검거… 농촌돌며 4만원짜리 건강식품 48만원 판매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싸구려 건강식품을 고가에 속여 판 건강식품 유통업자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쌀 등 경품을 무료 제공하고 가수들의 공연도 볼 수 있다'며 경로잔치를 하는 것처럼 속여 노인들을 끌어들였다. 노인들 중에서도 미끼 상품에 취약한 할머니들을 주요 범죄대상으로 삼아 지능적으로 끌어들여 피해가 컸다.

▲ 사진은 해당기사와 관련없음.

금산경찰서는 25일 봉고차를 이용해 농촌 지역을 돌며 경로행사를 하는 것처럼 속여 노인들을 모집해 건강식품을 판매한 A씨 등 일당 5명을 붙잡아 건강기능식품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중순께부터 이달 13일까지 노인 270여명에게 4만원짜리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48만원에 바가지를 씌워 판매하는 수법으로 1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이들은 이 같은 범행을 위해 A씨를 총책으로 회계, 수금, 공연, 판매책과 모집책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그리고 금산읍 한 건물을 임대해 행사장을 만들고 농촌지역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돌며 '화장지, 라면 등을 공짜로 드리고 할머니들을 위해 가수들이 공연도 한다'고 노인들을 행사장으로 끌어들였다.

행사장에서는 미끼 상품을 제공하고 노래를 불러 흥을 돋우는 등 경로당 행사를 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이렇게 금산과 대전 등지를 돌며 수 천명의 노인들을 모집한 뒤 싸구려 건강식품을 암, 뇌졸중, 관절염 등에 탁월하다고 속여 판매했다.

이들은 행사장 출입도 사전에 철저히 통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에 의심을 갖거나 미끼 상품에 속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은 모집에서 제외시켰다.

경찰은 이들이 전국에서 같은 수법으로 노인들을 상대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촌지역 할머니들이 판매 사기에 현혹돼 피해를 보는 일이 많다”며 “공짜 경품이나 공연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