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 시인, 15년만에 돌아오다

  • 문화
  • 문화/출판

밀리언셀러 시인, 15년만에 돌아오다

충북 옥천 출신 류시화 '세번째 시집' 발간 오랜 침묵만큼 한층 깊어진 시적세계 담아

  • 승인 2012-04-25 14:27
  • 신문게재 2012-04-26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류시화 저

▲ 류시화 저
<br />
▲ 류시화 저
충북 옥천출신인 류시화의 세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7)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그런 만큼 반갑고 궁금하다.

류시화의 앞선 두 시집은 각각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독특한 감성과 섬세한 언어로 노래한 첫 번째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정서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 년 후 발표한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시인은 일상의 언어로 신비의 세계를, 낯익음 속에 감춰진 낯섦의 세계를 막힘없이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이로 표현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그 뒤 시인은 10년 넘도록 외국의 시와 고백록, 기도문을 번역해 소개하거나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 같은 여행기를 썼고 새 시집 출간과는 거리를 둬 왔다.

시집 출간이 늦은 이유에 대해 시인은 짧은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번 시집에는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 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그의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에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가 담겨 있다.

또한 오랜 기간 미발표 상태에서 써 온 시들을 모은 것이라 시의 소재와 주제의 다양성도 이 시집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노래 속에서도 시인은 “세상의 벼랑 중에 마음의 벼랑이 가장 아득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홍섭은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빠스의 “시인은 언어에 봉사하는 자”라는 말을 인용, “시인은 언어에 봉사함으로써 언어의 본성을 되돌려 주고, 언어가 자신의 존재를 회복하게 해 준다”고 했다. 문화의 숲/류시화 지음/146쪽/8500원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