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렬]목민심서에서 얻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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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렬]목민심서에서 얻는 교훈

[NGO소리]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2-04-25 14:27
  • 신문게재 2012-04-26 20면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 류명렬 대전남부장로교회 담임목사
많은 예상과 기대 가운데 4ㆍ11 총선이 끝났다. 당초 예상과는 다른 선거 결과에 사람들의 희비(喜悲)가 교차되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 결과도 나왔다. 당선자들은 저마다 당선사례를 통하여 일로써 보답하겠다고 한다. 유권자들은 저들이 국민들의 선택에 부응하여 일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협력해야 하겠다. 국회의원 당선자들뿐만 아니라 국민에 의해서 세워진 이 시대의 모든 공복(公僕)들과 각 분야의 일꾼들이, 일을 함에 있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능력을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하늘의 뜻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진시황(秦始皇)은 분서갱유(焚書坑儒)로 유명하다. 그는 나라를 통치하는데 있어서 한비자(韓非子)의 법가 사상과 중앙집권적인 군현제를 시행했는데, 이를 비판하고 봉건제를 주장하는 학자들을 탄압했다. 그 사상적 탄압이 책을 불살랐던 분서(焚書)였고, 학자들에 대한 탄압이 갱유(坑儒)였다. 460명의 학자들이 구덩이에 매장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별궁인 아방궁을 짓는데 70만 명을 동원하여 백성들에게 고통을 가했고, 국가 재정을 파탄지경으로 몰아넣었다. 하늘이 자신에게 주신 힘과 권력을 악용한 것이다.

반면, 우리에게 수학자와 철학자로 알려진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천재적인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재능을 사람들을 섬기는데 사용했다. 우리는 '파스칼의 정의'에서부터 시작되는 그의 수학적인 업적과 '팡세'를 통하여 보여 준 그의 사상적인 능력을 통해 그의 천재성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파스칼은 하늘이 그에게 주신 능력을 바르게 사용하였다. 파스칼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계산기를 최초로 만들었다. 그가 19살이었을 때, 그는 회계 감사 일을 하는 그의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 계산기를 만들었다. 마음이 따뜻한 아들이었다. 또한 가난한 파리 시민들이 아침마다 일터로 걸어 다니는 것을 안타까워해 파리 시내를 운행하는 승합마차 제도를 시행하여 많은 사람들을 유익하게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시내버스 제도의 시작이 되었다.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은, 하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이다. 그래서 '직업'을 영어권에서는 '하늘의 부르심'이라는 의미에서 '소명(Calling)'이라고 하고, 우리는 일찍이 '천직(天職)'이라는 말을 썼다. 우리에게 주신 직임(職任)을 거룩하게 감당해야 한다. 사람을 이롭게 하며, 하늘이 내게 맡기신 뜻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한다. 이 일을 감당함에 있어 가장 나쁜 태도이자, 보편적인 태도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서, 힘을 가지고 횡포를 부리는 것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은 목민관의 마음가짐과 처세에 대해서 오늘날 우리들이 귀담아 들어도 손색이 없는 명저를 집필했다. 목민심서(牧民心書) 형전육조(刑典六條)에 보면, “형벌은 백성을 바르게 하는데 있어서 말단의 방법이다. 자신을 규율하고 법을 받들어 엄정하게 임하면 백성이 죄를 범하지 않으므로 형벌을 비록 폐하더라도 좋다(刑罰之於以正民은 末也니라. 律己奉法하여 臨之以莊하면, 則民不氾하나니 刑罰雖廢之라도 可也니라)”고 했다. “백성의 교화에 있어 소리를 내고 얼굴을 붉히는 것은 말단의 법이며, 사람을 바르게 하기 위해 형벌을 쓰는 것도 말단의 법이다. 그러나 나 자신이 바르면 백성이 바르게 되지 않음이 없고, 나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형벌을 가하더라도 바르게 되지 않는다.”

아침 뉴스에 앵커는 격앙된 목소리로 또 권력형 비리 사건을 보도했다. 하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성실하게 감당하고, 우리에게 이런 뉴스가 없도록 기도하고 자신을 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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