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스며든 발묵… 해학으로 꽃피다

  • 문화
  • 공연/전시

화폭에 스며든 발묵… 해학으로 꽃피다

박상인 작가 30년만에 생애 첫 개인전 문인화(자연에게 말을 걸다)展 내달 3일부터 현대갤러리

  • 승인 2012-04-25 14:10
  • 신문게재 2012-04-26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일필휘지의 붓질에 작가 내면의 성찰까지 담아내는 수묵의 문인화는 그 깊이와 격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화단에서 뒷전이었다. 전통적인 미술장르이면서 너무 익숙한 데다 첨단 소재와 기법의 장르에 밀려 실험작업이 강세였던 한국화단에서 문인화는 근래 전시조차 드물었다. 그림, 시, 서예 등을 함께 담은 백민 박상인<사진>의 문인화 전시가 다음 달 3일부터 9일까지 현대갤러리에서 열린다. 그가 그린 수묵담채화는 단순하면서도 멋스러운 풍미를 드러내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세개의 자유(주고 갚고 쓰다)
세개의 자유(주고 갚고 쓰다)
이번 전시회는 소박한 규모지만 알차게 꾸며져 관람객들의 눈과 마음이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옛 선비들이 여기(餘技)삼아 한지에 먹으로 시(詩) 서(書) 화(畵)를 펼쳤던 문인화는, 소박하면서도 사색과 학문의 격이 배어있는 동양화의 중심장르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찾아 자신의 철학과 내면의 세계를 표현했던 옛 선비들의 맑고 깨끗한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해 박 작가는 꾸준히 작품활동에 전념해 왔다.

또한 작가는 정(靜)과 동(動)의 필선과 발묵(潑墨)으로 인한 무한한 변화에서 나타나는 문인화의 예술성은 다른 장르에 결코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미래에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작품의 소재 또한 일상과 자연에서 얻는다. 작품 '세개의 자유'는 그의 열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먹물을 번지게 하는 발묵의 맛과 한지의 질감을 살린 공간감이 독특하다. '그지그지 그렇지 그래그래 그렇지'는 평소 들려온 새소리에 대한 생각을 담아 자연과 소통한다는 의미를 뒀다.

한껏 날개를 펼치는 공작새의 자태 등은 화려하게 오감을 자극하는 지금의 미술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결함 따위가 화폭을 가득 메운다. 해학과 일상의 여유가 가미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친근한 서정을 선사한다. 또한 박 작가의 작품은 온화한 얼굴의 작가처럼 세속의 번잡함과 비껴있는 듯한 시적 제목으로 편안함을 더한다. 박상인 작가는 “이번전시는 30년만에 생애 첫 개인전”이라며 “그동안 나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