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향토기업 진미식품이 지난해 충북 괴산에 공장을 신축 가동했고, '족발의 명가' 장충동 왕족발은 3년 전 공장을 충북으로 이전했다. 기업의 입장에서야 공장 확장에 필요한 부지 확보의 용이함에다 다른 혜택까지 주어진다면 충분히 이전을 검토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기업의 '탈대전'으로 인구 유출, 일자리 및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뻔히 알면서도 떠나는 기업을 붙잡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향토기업은 지역사회에 기틀을 두고 창업을 해 지역경제의 밑거름이 돼온 기업이다. 향토기업이 많아져야 지역경제의 골밀도가 높아질 수 있고 지역사회 공헌도 또한 커진다. 부지 확보와 비싼 땅값이 걸림돌인 쉽지 않은 상황인 줄은 알지만 기업의 '탈대전' 의향을 잠재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전시가 기업의 탈대전 현상을 막기 위해 자금지원 등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탈대전에 대한 대응이 입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떠나는 업체들을 대체할 새로운 업체의 구체적인 유치 대책은 있는가. 또 현재 지역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어느 정도 깊이 파악하고 있는가. 장수기업 육성에 대한 지원은 적정한 수준인가. 기업이 다른 지역 이전을 확정한 뒤 부랴부랴 잔류 설득에 나서봤자 그때는 늦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존 토착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타 지역 이탈을 방지하는 대책은 더 중요하다. 산토끼 잡자고 집토끼를 잃을 순 없는 일이다. 지속적인 관심만이 탈대전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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