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내포신도시 이전 추진상황을 보고 받은 뒤 “실생활에 필요한 것은 종합병원이 아니다”라며 “주치의제도를 모델로 한 생활 의료서비스 구축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안 지사는 “종합병원이 들어와야 도시발전이 이뤄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 중병에 걸려서 병원 가는 일 별로 없는 만큼 가까운 데 있는 믿을 수 있는 의사를 둘 수 있는 1차 의료체계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포신도시와 가까운 곳에 홍성의료원과 지역 보건소가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주치의제도가 효과적일 것”이라며 “1차 의료체계만 잘 정비하면 대형 규모의 의료시설은 필요없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이같은 발언으로 충남도의 종합병원 유치 활동도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충남도는 내포신도시 내 병원 용지(3만2816㎡)를 마련해두고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초기 생활권 구축으로 인구 유입을 유도해 도시의 조기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위해 2007년 8월에는 건양대병원과 400병상 규모의 특성화 병원을 설립하는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며 속도를 내는 듯 했다.
하지만 건양대가 내포신도시 이전을 포기한데다 종합병원 용지 분양을 실시한 결과 입찰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종합병원 부지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도는 충남대와 순천향대 등 지역내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으나 비용 등을 이유로 거절하면서 종합병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도청 이전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안 지사가 직접 나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종합병원 유치대신 홍성의료원 등 기존의 자원을 활용한 의료체계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 관계자는 “기존 종합병원들이 막대한 비용 투자에 부담을 느끼면서 내포신도시로 진출을 꺼린다”며 “당장은 종합병원 유치가 어렵겠지만 도시를 잘 가꿔 인구가 유입되면 종합병원도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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