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 민간 교류로 아픔 씻는다

베트남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 민간 교류로 아픔 씻는다

내년 상반기중 한베센터 이전ㆍ개소… 양국 언어ㆍ문화 교류사업으로 '첫발' 센터 설립, 예산조달이 가장 큰 문제… 뜻 있는 기업ㆍ독지가 나타나 줬으면

  • 승인 2012-04-24 14:22
  • 신문게재 2012-04-25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국제교류문화원, 한ㆍ베교류협력센터 설치 추진

▲ 국제교류문화원 한베교류협력센터 설치 주축 인물들과 사무실에서 티타임을 갖고 그 동안의 추진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홍난기 추진위원, 우창섭 추진위원장, 이종태 국제교류문화원 이사장, 김진배 국제교류문화원장, 유준용 추진위원.
▲ 국제교류문화원 한베교류협력센터 설치 주축 인물들과 사무실에서 티타임을 갖고 그 동안의 추진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홍난기 추진위원, 우창섭 추진위원장, 이종태 국제교류문화원 이사장, 김진배 국제교류문화원장, 유준용 추진위원.

사단법인 국제교류문화원(이사장 이종태, 원장 김진배)이 베트남 빈증성에 설립될 한ㆍ베교류협력센터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에 이종태 이사장과 김진배 원장, 우창섭 해외원조사업 추진위원장, 유준용ㆍ홍난기 추진위원 등을 국제교류문화원 사무실에서 만나 그동안의 추진상황과 미래 계획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한ㆍ베교류협력센터의 그동안의 추진상황을 소개해 달라.

▲ 이종태
▲ 이종태
이종태 국제교류문화원 이사장=우리나라와 베트남과의 인연은 베트남전쟁에서 비롯됐다.

그 당시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로 베트남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남아있다. 아픔을 치유하고 함께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다가 한ㆍ베교류협력센터 설립을 생각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빈증성을 방문했을 당시 합의했던 베트남 빈증성 관계자들과 한ㆍ베교류협력센터 설립에 뜻을 모으고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해외원조사업 특별위원회와 함께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 설정을 위해 노력해 왔고, 지난 2월에는 김진배 원장이 직접 베트남 빈증성을 방문해 실무협의를 마치고 돌아왔다.

-얼마 전 베트남 빈증성 정부 관계자가 방한한 자리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이며, 또한 양해각서 체결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가.

▲ 김진배
▲ 김진배
김진배 국제교류문화원장=그동안은 우리 법인과 빈증성 정부 사이에 협의를 통해 진행돼 오던 것을 문서화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첫발을 내디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사업은 베트남 빈증성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문화원에서도 희망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

그 증거로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빈증성 정부 인민위원회 후안반니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실질적인 협력 파트너인 보반민 청소년 연맹 서기에 이르기까지 주요인사가 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점을 들 수 있다.

양해 각서는 공식 명칭을 비롯한 설립 시기와 운영 방법 등을 포괄적으로 볼 수 있는 실체적인 모습을 담고 있고, 앞으로 상세한 부분은 부속 합의서로 보충할 계획이다.

-다른 나라도 많은데 왜 베트남에 이런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는지 말해 달라.

▲ 우창섭
▲ 우창섭
우창섭 해외원조사업 추진위원장=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져 버렸을지 모르지만, 1960년대 일어난 인도차이나 전쟁이라 일컬어지는 베트남 전쟁에 우리나라의 군인들이 참전했던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전쟁이든 피해는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전쟁의 피해 속에서 수많은 민간인의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고, 베트남 전쟁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6ㆍ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 6ㆍ25전쟁이나 월남전의 경험세대는 점점 세상을 등지고 있지만 그때 입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우리 군인들은 자유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어쩔 수 없이 참전했지만 그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했고 그들의 상처는 살아남은 자의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들에게 과거의 아픈 상처가 아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위로해 주고자 한다. 그들과 함께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우정을 나누고자 한다. 이번 한ㆍ베교류협력센터 추진은 민간의 교류를 통해 공존공영할 수 있고 인류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이라 생각된다.

-한ㆍ베교류협력센터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 유준용
▲ 유준용
유준용 추진위원=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베트남 현지인에게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고 그 곳에 사는 한국인에게는 베트남어와 베트남의 문화를 알 수 있도록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언어나 문화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을 위한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둘째, 직업교육을 위한 강좌를 개설해 그들의 취업을 돕고자 한다. 컴퓨터나 피부미용과 관계되는 강좌를 개설해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자 한다.

셋째, 한국과 베트남 양국 시민의 우호와 친선을 위한 활동으로 '한ㆍ베 친선의 날'을 정해서 양국 시민의 축제 속에 하나가 될 수 있는 우정의 한마당을 펼치고 싶다.

이 외에도 기업을 위한 경제활동에 필요한 정보 지원과 한국과 베트남의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아픔의 현장' 탐사를 통한 '함께하는 미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고아원이나 장애아 시설 등과 같이 어려운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한ㆍ베교류협력센터는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사업을 시작하는가. 이 센터의 설립과 운영에는 필연적으로 예산이 소요될 텐데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 홍난기
▲ 홍난기
홍난기 추진위원=한ㆍ베교류협력센터 개소 예정은 2013년 3월 이전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시설은 베트남 빈증성 측에서 준비하게 돼 있어 정확한 개소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정상적인 활동에 들어가리라 본다.

설립에 필요한 예산 조달 문제는 우리 법인으로서도 가장 큰 고민이다. 사업 2차연도인 올해 말까지 목표조성 금액이 5000만원인데 현재 1000만원 정도 확보가 돼 있다. 앞으로 우리 법인의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할 생각이지만, 뜻있는 기업과 독지가가 나타나 준다면 큰 힘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한ㆍ베교류협력센터의 설립 자본금과 개소후의 운영 자금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이번 센터 건립을 계기로 베트남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시민들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나눌 수 있다는 점은 참 소중하고 좋은 일이라 생각해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종태 이사장=무엇보다 시민들의 응원과 동참이 필요하다. 이 일은 우리 문화원이 앞장서고 있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만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

경제적 지원이든 지식 기부든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시민들과 손을 잡고 베트남과 한국의 시민이 마음을 함께 하는 날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친선을 위한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진배 원장=우리나라는 베트남에 빚을 진 나라다. 우리의 우수 인력으로 자원이 풍부한 베트남에 교육시설을 설치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는데 이제 그 꿈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어 가슴이 벅차다. 시골에 학교를 지어주는데 5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한ㆍ베교류협력센터가 설립되면 연간 교육운영비도 매년 지원해주고 후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베트남의 아픔을 희석시켜줄 필요가 있다. 베트남 인구 8000만을 친한파로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한국에 대한 원한을 갖고 있는 베트남 전쟁피해민들의 아픔을 씻어줘야 한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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