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숙]식물을 이용한 계절관측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서애숙]식물을 이용한 계절관측

[중도마당]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승인 2012-04-23 14:08
  • 신문게재 2012-04-24 20면
  •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시인 김소월은 진달래꽃을 매개로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야 하는 여인의 애절함을 표현했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어 내고 희망을 전하는 봄꽃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봄이 오기 훨씬 전부터, 앙상한 나뭇가지를 유심히 살펴보며 봄이 오는 소리에 누구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상청 사람들이다. 아마 혹자들은 기상청에서는 기온이나 바람, 강수량과 같은 기상에 관련된 것들만 관측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상청의 기상관측업무 중 계절의 변화를 식물의 개화나 단풍 등 식물의 생태 변화로 감지하는 식물계절관측이 있으나, 이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계절관측의 목적은 기후변화가 우리 환경에 주는 다양한 메시지를 읽기 위해서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대기온도 상승이 식물계절과 동물계절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지난 12일 '대전의 올해 벚꽃 개화일은 4월 11일입니다'라는 벚꽃 개화정보를 발표했다.

친절하게 알려주는 개화시기 알림뉴스. 그러나 대전 어디에 있는 어떤 나무를 보고 꽃이 피었다 알려주는 걸까? 그 기준이 되는 계절관측 표준목은 유성구 구성동에 위치한 대전지방기상청 마당에 심어져 있다.

대전기상청은 1969년부터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 배나무, 매화, 아카시아, 코스모스,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총 10종의 식물에 대한 발화와 개화를 관측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국민 여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벚꽃 개화일, 단풍 절정일 등과 같은 군락지 식물 관측과 계룡산 등 유명산의 단풍일도 1980년대 후반부터 관측하고 있다.

계절관측은 계절의 빠르고 늦음, 지역적인 차이 등을 합리적으로 관측하고 통계분석 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추이를 총괄적으로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계절관측은 크게 생물계절, 기후계절, 생활계절관측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생물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고 이동 한다. 식물의 발아, 개화, 단풍 등과 동물의 출현, 울음소리 및 산란 등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시기나 지리적인 요소가 다르게 나타난다.

생물계절관측은 이 계절을 대표하는 여러 가지 동물과 식물을 관측하는 것을 말하며, 대상에 따라 동물계절과 식물계절로 구분한다. 이러한 생물계절을 관측, 조사해 기후도를 작성하면 농업이나 임업, 그 밖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 조상들도 계절적 변화에 따른 식물의 발아, 개화, 단풍 등의 시기를 조사해 농사 등의 생활에 이용했다. 따로 기온을 측정할 수 없었던 옛날에는 생물의 변화를 봐서 계절변화를 느끼고 농사일 날짜를 결정했다.

'서리태는 감꽃이 필 때 파종하고, 메주콩은 감꽃이 질 때 파종한다는 말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에도 그 지역의 기후에 맞게 파종하고자 감나무를 매년 관찰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가 우리 환경에 다양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요즘도 계절관측에 관한 기록은 매우 귀중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을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생물의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상승하는 지구온도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할 것이다.

기상청은 단순한 날씨 예측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기후변화 등 실생활과 밀접한 사실을 국민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