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학습장애ㆍ얼굴 변형… 얕보다간 '큰 코'

진드기 등 특이한 면역반응이 원인 습도 45% 이하… 청소ㆍ환기도 자주

[건강하게 사는 법]봄철 알레르기 비염

▲ 인승민 교수

알레르기는 변형된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llos'에서 유래됐다. 보통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는 두드러기나 비염, 천식, 간지럼 같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알레르기라 부른다. 생활 환경에서 밀접하게 접촉하는 수많은 물질이 원인으로 작용해 눈, 코, 피부, 호흡기 및 전신성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 중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나 봄철에 특히 꽃가루가 날리면서 심해진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봄철은 괴로운 계절일 뿐이다. 환절기에는 여러 가지 알레르기 질환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치명적이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로 고생을 하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오래 앓은 환자 70% 이상이 축농증과 두통을 호소한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이 아이들의 학습장애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차례 보고됐다.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져 주위가 산만해지고 정서불안을 겪으면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요즘, 아이들의 성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봄철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인승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알레르기 비염은 어떻게 나타나나=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의 독특한 네가지 주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위 4가지 증상 중 2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하게 되고 증상의 기간과 정도에 따라 그 중증도를 분류하기도 한다. 소아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며, 발작적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코나 눈 주위의 가려움증, 눈부심, 후비루, 과도한 눈물, 전두통 등의 증상이 같이 생기기도 한다. 잘 치료하지 않는 경우에는 만성부비동염(축농증), 삼출성 중이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 항원에 대해 특이한 면역반응이 원인이 된다.

가장 중요한 원인물질로는 집먼지 진드기를 들 수 있다. 집먼지 진드기는 크기가 약 0.4㎜ 미만으로, 보통 침대 밑, 천소파, 가전제품 위에 쌓인 먼지에 수만 마리가 살고 있다. 이런 집먼지 진드기는 침대 매트리스, 이불 베개, 요, 양탄자 등 실내 구석과 옷, 각종 섬유에 주로 서식하며 번식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50% 이상이 집먼지 진드기에 과민하게 반응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원인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꽃가루, 동물의 털이나 비듬, 곰팡이, 직물류, 담배, 식품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주위에 있는 모든 물건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바퀴벌레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방법은?=알레르기 비염은 원인항원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막거나 과민한 신체특성을 완전히 개선하면 이론적으로는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단지 증상완화를 위해 쓰일 수 있다. 과거에 과민한 신체특성을 바꾸기 위해 널리 사용된 면역주사 요법은 완치 까지도 바라 볼 수 있으나 적응증이 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장기간의 노력에 요구되기 때문이며, 아직까지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신체특성 개선약물도 의학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바가 없다.

1. 환경 요법

실내 온도와 습도를 각각 섭씨 20℃ 이하, 습도를 45% 이하로 하면 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섭씨 60℃ 이상의 뜨거운 물로 침구류를 세탁하는 것도 집먼지 진드기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실제적으로 집안 거실에 양탄자 보다는 나무 바닥으로 바꾸는 것이 좋고, 패브릭 가구를 최소화 하고 가능한 가죽 소재의 가구로 바꾸는 것이 좋다. 또한 먼지가 많이 생기는 물건은 문이 있는 찬장에 넣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안을 주기적으로 실내 환기 및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기를 시키면 공기 중 습도가 낮아지면서 각종 유해 세균의 공기중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소 하루 3회 30분이상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집 구석구석 바퀴벌레 살충제를 놓아두고, 에어컨과 제습기의 습도를 낮추어 습도를 45%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2. 회피 요법

먼저 환자에게 증상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검사를 통해 확인한 후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배우고 이와 함께 약물요법을 병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흔한 알레르기 원인물질은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이며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회피요법으로는 집안의 먼지를 줄이며, 이불이나 베개 등 침구류는 자주 햇볕에 말려 일광 소독하는 방법이 있고 꽃가루가 원인 경우 창문 닫기, 공기정화기 사용, 외출 시 마스크 착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인 경우에는 그러한 애완용 동물을 키우지 않아야 한다.

3. 약물 치료

약물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가 대표적이다.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개인에 따라서는 부작용으로 졸음을 유발할 수도 있으나, 요즈음은 이러한 부작용도 적으면서 장기간의 복용에도 안전한 항히스타민제가 개발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투약이라는 문제점 때문에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코 안에 뿌리는 항히스타민제가 개발됨으로써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성공률이 더욱 높아졌으며 이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4. 수술 요법

알레르기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코의 구조적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비갑개 축소 수술, 비갑개 절제술, 비중격 성형수술 등을 시행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산업사회가 발달해 감에 따라 점차 증가되고 있는 질환으로 증상 방치시 성인의 경우 개인적 및 사회적 활동에 제한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아와 청소년기에는 성장과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코로 숨을 쉬기 힘들어 자연히 구강호흡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턱은 위로 들어가고 입은 앞으로 튀어나오는 안면 구조적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건양대 병원 인승민 교수는 “구강호흡을 하느라 입을 벌리고 있어서 인중은 위로 올라간 듯 짧아 보이고 턱은 아래로 빠지게 된다”며 “이로인해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고 입으로 호흡하다보니 세균 증식으로 심한 입냄새과 충치 까지 동반하게 되는 만큼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