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월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두통, 감기, 코막힘 예방에 좋은 음식재료로 오래전부터 활용되고 있는 파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지만, 1, 2년생 작물로 널리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달이 기울 때 잘 자라고 해 기운을 돋우는 신성한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중세 유럽에서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단을 엮어 문에 걸어놓기도 했다.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흰 부분을 잘라서 차로 끓여 먹거나, 기침을 멈추는 기능을 가진 파의 흰색부분을 헝겊으로 싸서 코에 가져다 대면 좋다. 파는 폐(肺)와 비위(脾胃)의 경락에 작용해 땀을 내며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키고, 위축된 양기(陽氣)를 잘 통하게 한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임산부의 출혈을 예방해 태아를 안정시키고, 젖이 잘 돌게 한다. 이밖에 독(毒)을 풀고, 대변과 소변의 배출이 잘 되도록 하며, 간(肝)에 있는 나쁜 기운을 없애고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한다. 파는 감기, 두통, 부종, 종기, 코 막힘, 복통, 식욕부진, 소화장애, 설사, 이질, 부스럼 등을 치료한다. 파의 씨는 눈을 밝게 하고 속을 덥히며 정액을 보충해 준다. 뿌리는 감기로 인해 머리가 아픈 것을 치료하고, 잎은 헐은 곳에 풍사(風邪)가 침범했거나 물이 들어가서 붓고 아프면서 파상풍이 된 것을 치료한다. 꽃은 가슴의 통증을 치료한다.
파와 잘 맞는 음식 궁합으로는 초기 감기에는 파와 술, 감기 초기증상에는 파와 된장, 감기로 두통이 있을 때는 파와 생강, 급성 위통에는 파와 참기름이 좋다.
반면에 파와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으로는 미역, 대추, 꿀, 매실, 개고기, 닭고기, 꿩고기 등이 있는데, 미역국에 파를 넣지 않는 이유는 파에 들어있는 인과 유황이 미역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파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정신을 흐려지게 하고, 뼈마디를 벌어지게 하며, 지나치게 땀을 많이 나게해 체력을 허약하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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