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피해자 상담 건수가 2009년 6114건에서 지난해 2만5535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사금융 피해가 줄어들기는커녕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월 홍성과 논산에서는 각각 1000%, 460%나 되는 고리를 적용한 불법 대부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 치고, 협박 등 불법추심에 시달렸음은 물론이다.
김황식 국무총리 말대로 '우리 사회를 파괴하는 독버섯'이 아닐 수 없다. 대전경찰과 충남경찰이 범죄와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으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하려면 관건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다. 피해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가명으로도 신고 받고, 신고자와 피의자 간 분리조사 등으로 신변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렇지만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불법 사금융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제도권 서민금융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상품을 통해 3조원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20조~30조원으로 추정되는 불법 사금융 규모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문턱을 확 낮추는 일이다. 신용등급 6~10등급의 저신용자에게도 지원 조건을 완화하고 서민금융을 활성화하는 후속 대책이 절실하다.
이번 단속으로 불법 사금융은 움츠러들겠지만 사채시장이 더욱 음성화되면서 피해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만연한 불법 행위를 근절하려면 일과성이 아닌 지속적인 단속으로 일벌백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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