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별 세부계획을 세워 추진하려면 제일 먼저 전제돼야 할 것은 기후변화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인식이다. 연구 결과에 따른다면 충남도의 기후변화 적응정책에는 앞으로 5년 간 5조6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국가적 지원 없이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사업이다. 또한 기후변화 정책은 중점 관리할 분야로 지목된 재난과 재해, 농업, 물관리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정책, 지속가능발전 정책 등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오존층 파괴로 인한 기온 상승은 혹서, 해수면 상승,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유발시킨다. 제시된 빗물 유출 저감시설 설치, 재난방지 시스템 구축, 재해 예방 사업 등은 기본 중의 기본에 속하는 사항이다. 이상기온이 초래할 농산물 생산성 저하, 수급 불균형은 충남 농업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산림, 수산업 등 각 부문별로 적절하게 대비하면서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물 이용 효율화, 수생태계 보전 등도 충남도가 당면한 주요 현안이다. 지구 기온 1℃ 상승에 약 5000만명분의 물과 식량이 부족해진다는 보고가 있다. 충남지역 기온이 2090년까지 무려 3.7~4.2℃나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평균기온이 20세기 평균보다 0.67℃ 이상 높은 데다 국내의 아열대 기후 징후를 보면 그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따라서 그 대책도 취약 부문 보강에 머물지 말고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석유 의존도 감소와 에너지 자립 강화, 녹색기술 개발과 신성장동력 창출로 범위를 넓혀 녹색경제 기반을 다져야 한다. 이번 시행계획 수립의 근거가 된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의 취지도 여기에 있다.
18일 발표된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현상에 대한 '적응정책'에 방점이 더 찍혀 있다. 시행 과정에서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의 발생 요인을 줄이는 '완화정책'이 동시에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지역 여건 등 상황변화에 탄력적으로 맞추되 감축과 적응 모두가 절실한 시점이다. 실행계획만이 아니라 충남도의 기후변화 적응능력까지도 주기적으로 분석해 부단히 보완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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