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이물질이…” 1억원 뜯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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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이물질이…” 1억원 뜯어내

영세식품업체만 골라 협박해온 일당 덜미, 피해자만 900여명

  • 승인 2012-04-18 17:34
  • 신문게재 2012-04-19 5면
  • 조성수ㆍ서천=나재호 기자조성수ㆍ서천=나재호 기자
노인ㆍ여성이 운영하는 영세식품업체만 협박해 돈을 뜯어낸 파렴치한 일당이 쇠고랑을 차게 됐다.

서천경찰서는 18일 식품업체를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상습공갈)로 임모(41)씨를 구속하고 엄모(여ㆍ38)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해 11월 6일 공주의 한 식당에 전화해 포장해간 음식물을 먹고 치아를 다쳐 치료비 명목으로 식당 주인 최(60)씨에게 37만6720원을 갈취한 혐의다.

임씨는 같은 수법으로 201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의 식품업체에 전화로 협박해 한 번에 5만원에서 80만원까지 937명에게 1억원 상당을 갈취했다.

피해자들의 의심을 줄이려고 병원치료비라며 10원 단위까지 계좌로 송금을 받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동거녀였던 엄씨는 범행통장을 임씨에게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임씨는 같은 수법으로 전국의 한과, 떡집, 식당 등 소규모 영세식품관련업체만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임씨는 전국의 식품업체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전화를 걸어 노인, 여성이 받으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임씨는 대부분 '음식을 먹다가 이물질로 치아가 손상됐다. 아버지가 업체에서 구입한 된장을 먹고 치아를 다쳤다'고 협박했다.

또 식약청에 신고하고 영업하지 못하도록 인터넷에 글을 올리겠다며 협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대부분은 인터넷 악성글, 영업에 지장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임씨에게 돈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임씨는 피해자들의 식품업체에서 물건도 구매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르는 뻔뻔함도 보였다.

임씨의 범행은 서천의 한 경찰관 가족이 운영하는 소규모식품업체에 전화 협박을 했다가 꼬리를 밟히게 됐다.

서천경찰서 관계자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자 임씨 외에 또 다른 범행 조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조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수사를 확대해 엄벌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범죄 방법은 블랙컨슈머이지만 실상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종 보이스 피싱 수법으로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조성수ㆍ서천=나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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