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호]아프리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송윤호]아프리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가난과 내전 혹은 기회의 땅? 서구 경제논리가 만든 상처와 모순 파헤쳐

  • 승인 2012-04-18 14:33
  • 신문게재 2012-04-19 13면
  • 송윤호 YK 경영컨설팅 대표ㆍ백북스 사무국장송윤호 YK 경영컨설팅 대표ㆍ백북스 사무국장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윤상욱 저

▲ 송윤호 YK 경영컨설팅 대표ㆍ백북스 사무국장
▲ 송윤호 YK 경영컨설팅 대표ㆍ백북스 사무국장
저자인 윤상욱은 외무고시를 합격하고 중남미국, 지역통상국, 외교안보연구원, 아시아태평양국, 다자통상국, FTA국에서 일했으며, 한-미, 한-EU FTA 협상에 참여했다. 2008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도하라운드협상과 개도국개발 문제를 담당했으며, 그곳에서 UNCTAD, WHO, WTO 등 개도국과 선진국의 이해가 교차되는 국제회의를 통해 아프리카 경제사회 개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현재 주 세네갈 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세네갈, 말리, 감비아, 카보베르데, 기니, 기니비사우 등 서아프리카 6개국과의 정무, 통상, 경제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벚꽃이 만발한 계절이다. 지난 주말 가까운 동학사나 대청댐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봄의 절정을 만끽했다. 여기저기서 불경기를 외치고 있지만 여가 의식이 높아진 우리 국민들은 이제 꽃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주제로 삼고 있는 아프리카를 떠올려보면 이러한 여유가 지구인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지인들에게 '아프리카'가 주는 의미 혹은 그것이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물어보았다.

▲ 윤상욱 저
▲ 윤상욱 저
돌아오는 대답에는 흑인, 검은 대륙,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막 그리고 꼭 따라오는 빈곤, 내전 등 사회적인 불안정성이 주류를 이룬다. 심지어 우리보다 미개한 사람들이 사는 곳, 야만적인 곳이라는 대답까지 나온다. 사실 모두 틀린 대답들은 아니다. 현재 아프리카의 실상은 온통 붉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0만 명 가까이 죽어간 콩고 내전 같은 폭력사태와 그에 따른 난민들, 각종 전염병에 신음하고 식수를 얻기 위해 몇 시간을 걸어야만 하는 기아의 땅, 그곳이 아프리카인 것이다. 혹자는 아프리카를 4D의 땅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4D는 죽음(Death), 질병(Disease), 재난(Disaster), 절망(Despair)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아프리카는 딱 여기까지 뿐이다. 대부분 아프리카를 정확히 보지 못하고 그저 추상적으로 혹은 감상적인 동정주의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동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하고 있지만, 정작 아프리카를 안다고 하기에는 교류의 양이나 지식이 매우 부족하다. 오랫동안 서구 국가들이 제공하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뉴스를 통해 전해들었을 뿐이다. 서두에서 말했던 아프리카의 이미지들 즉, 왜 가난하고 병들고 서로 싸우고 죽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서구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자원의 보고', '미래의 거대 소비 시장'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의 많은 상처들은 고무와 금 그리고 노예를 얻기 위해 아프리카로 진출했던 서구 열강들의 흔적들이다. 어떻게 보면 최근 일고 있는 기회의 땅 캠페인 역시 경제적 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과거 서구 열강들의 행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아프리카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겠지만, 그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없는 경제적 진출은 아프리카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할 뿐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이나 해적활동을 조금 자세히 생각해봐도 서구의 경제적 논리가 얼마나 아프리카에 상처를 주고 있는지 알게 된다. 사실 내전이 장기화 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내전 국가들은 스스로 무기를 만들 능력조차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군들은 무기를 어떻게 구하는 것일까? 대부분 다이아몬드 같은 자원을 선량한 시민들에게 채취하게 하고 그것을 무기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즉 아프리카의 상황을 이용하는 무기 생산국들이 있기 때문에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장기화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아프리카의 모순 상황들을 설명한 책이다. 누가 언제 어떻게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들에게 고통을 주었으며, 왜 아직도 아프리카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또 미래는 어떻게 변해갈 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그 동안 서구의 안경으로 봐왔던 아프리카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눈으로 아프리카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송윤호 YK 경영컨설팅 대표ㆍ백북스 사무국장

※백북스(100books.kr)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학습독서공동체로 학습독서, 균형독서, 평생학습, 친목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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