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체제 개편의 큰 틀은 해당지역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틀리지 않다. 행정구역 통합이 지역의 명운을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자율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가 전제되지 않으면 주민 입장에서 중앙집권적인 강제 통합으로 인식할 소지가 다분한 것이 홍성ㆍ예산의 경우다.
두 지역에는 이전 예정인 충남도청 신도시가 걸쳐 있어 행정구역 일치 측면에서도 당위성과 합리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생활권과 행정구역을 기초로 한 통합 논의에 주민과 지자체, 지방의회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인위적인 통합에 앞서 지역주민 간 상생발전에 대한 인식 공유와 호혜적인 배려는 필수 요소다.
무엇보다 정부 주도로 통합이 추진되는 데 대한 거부 정서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국가경쟁력 또는 주민편익을 앞세우지만 해당 지역민은 자신의 지역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각 지역별 편차는 보이고 있지만 통합 선호 의견과 반대 의견이 양립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홍성과 예산의 팽팽한 지역 갈등은 3년 전 이미 경험했다. 주민투표나 여론조사를 거치는 것이 절차상으로도 타당하다.
행정구역 통합이 필요한 이유가 자치권 강화나 지역경쟁력 강화에도 있다면 주민 의견 수렴 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방법 또한 갈등 최소화에 도움이 된다. 원칙적으로 자발적인 추진이 지방자치의 정신에 부합한다. 정치권도 정치 논리로 풀거나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확정안을 만들고 지자체에 권고하기 전에 주민 의사부터 더 듣길 권한다. 공감대 형성과 갈등 최소화 등 충남도가 개편추진위원회에 전달한 입장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 주민의 합의와 국가적 필요가 맞아떨어지면 이상적일 테지만, 그게 어렵더라도 주민 의사가 충분히 담긴 안이 통합 기본계획에 반영될수록 좋다는 뜻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 문제는 충남 발전축으로 떠오를 홍성과 예산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결정사항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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