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천식당' 손만두 |
원동의 헌책방과 중앙시장 사이,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홍명상가 옆의 옛 대전백화점 뒷골목에 '개천식당'이 있다. 무려 60여 년을 대전 원도심에서 자리잡고 있다.
왕할머니라 불리는 창업자는 이북에서 6ㆍ25전쟁 당시 월남했다. 판자촌을 만들어 시작한 만두와 떡국, 그렇게 시작한 지가 어느덧 60여 년이 되었다고 하니 거의 대전의 근ㆍ현대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천식당'으로 상호가 붙여진 이유는 창업자 할머니가 북한의 '개천' 출신이라 붙여지게 됐다.
개천식당의 맛은 무엇보다 정직함에 있다. '음식 갖고 장난치지 않는 것'을 운영의 모토로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숨은 맛의 비밀이다.
만둣국 맛을 내는 비결은 하루 10시간을 고아서 만드는 육수다. 하루 400개 정도를 직접 빚어내는 가계주인의 만두 빚는 솜씨는 마술 수준이다. 손으로 빚어 내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개천식당의 메뉴는 단출하다. 만두와 만둣국, 떡만둣국이 전부다. 가격은 모두 5000원 균일가다. 물가가 높아지면서 가격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한결같이 가벼운 주머니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동구청이 자리 잡고 중앙시장이 활성화되었을 때 많이 찾던 손님들이 지금도 여전히 단골로 찾아오고 있다. 개업 초창기에 왔던 청년이 아들, 딸에 손자들까지 데리고 오는 대를 잇는 단골도 있다고 한다.
원도심을 찾으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이곳을 찾아보자.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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