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KAIST 기숙사 잔디밭에서 자살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한 학생이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대한민국의 천재들이 모여 있는 KAIST에 자살 악몽이 재현됐다.
지난해 4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올해 또 학생이 투신자살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오전 5시 40분께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학생 A(2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ㆍ소방당국에 따르면 A씨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겨놓고 기숙사 건물 베란다 14층에서 화단으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나가던 학생이 이를 발견에 신고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사망 원인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KAIST 전산학과 4학년생인 A씨는 유서형식의 메모를 기숙사에 2통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오전 4시 30분께 기숙사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4층으로 올라가는 장면도 CCTV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A씨의 유서에는 ‘세상에 이렇게 좋은 가족은 없을거예요. 사랑해요. 미안해요’라며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열정은 사라지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진로에 대해 고민한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과학고를 졸업한 후 KAIST에 입학했고 평소에 학업성적도 우수한 것으로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거주하는 기숙사에서 메모도 발견됐고 타살 등 혐의점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A씨의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자 신변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KAIST는 지난해 1월 로봇영재인 B(19)씨의 자살을 시작으로 학생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연구비유용과 관련된 교수도 자살하는 등 5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겨줬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구성원의 자살이 이어지자 ‘징벌적 수업료’제도 등 성과주의 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등 대책을 내놓기도 했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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