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4ㆍ11총선 참패를 딛고 당을 재건하기 위해 16일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당 안팎을 둘러싼 만만치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우선, 텃밭으로 여겼던 대전ㆍ충남에서 조차 3석 밖에 건지지 못했고, 당 대표 마저 낙마하는 등 선거참패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당내 이회창-심대평 전 대표간 힘겨루기에 따른 내홍의 여진도 여전한 상황에서 이인제 위원장이 얼마나 지도력을 발휘해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대선정국에서 당의 독자성 및 정체성 유지, 연대 또는 연합 여부에 따른 당의 생존 가능성, 소속의원 및 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들의 이탈 가능성 등은 선진당의 운명을 좌우할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패배 후유증 극복=선진당은 4ㆍ11총선 결과 대전에서는 한석도 건지지 못했고, 충남에서 이인제, 이명수, 성완종 당선자 등 3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까지 합쳐 5석의 초미니 정당이다.
이같은 충격적인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심대평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했지만, 선거 책임론에 대한 여진은 계속돼 왔다.
게다가 이회창 전 대표가 당장 당의 전면으로 나설 수 있는 입장도 아닌 상황이어서, 선진당은 선거이후 당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전부터 존재해 오던 당내 내홍은 향후 정국 변화 과정에서 언제든 다시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도 당내 기저에 깔려 있는'패배 의식'을 이 위원장이 어떻게 극복하고 견인해 나갈 수 있을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당내 지지여부 및 이탈 차단= 이인제 위원장은 선진당에 중도에 참여한 한계를 지니고 있어, 당내 지지기반이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성완종 당선자 역시, 막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지원사격'을 통한 도움으로 선진당에 참여해, 당에 대한 '충성도'는 조금더 지켜 봐야 한다. 사실상 기존 선진당 멤버에서는 이명수 의원 혼자만이 생존한 결과로, 이 위원장이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한 현역 의원들을 어떻게 추슬러 나갈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선거이후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당선자들에 대한 타당 영입설 확산 등에 따른 당선자 이탈 가능성, 당의 혼란에 따른 소속 자치단체장 및 광역ㆍ기초의원들의 움직임, 다른 당의 '흔들기' 등에 대한 이 위원장의 대처 여부도 주목된다.
▲대선정국 독자성 유지= 선진당의 진로 및 사활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앞으로 전개될 대선정국에서의 독자성 및 정체성 유지 여부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범 보수 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선진당의 독자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지난 총선 유권자들의 선택 요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던 점이기도 했다.
당장 국민들에게 내세울 대선주자가 여의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이인제 위원장이나 이회창 전대표, 심대평 대표가 대선 주자로 한 때 나선 적이 있지만, 충청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 수락 기자회견을 통해 “5월 안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출발을 하겠다”며 “12월 대선에서 독자성을 가지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지만, 녹록지 않은 당 안팎의 과제를 극복해 나가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jaeheonc@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