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납치사건에 여성들 옷 대신 '가스총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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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납치사건에 여성들 옷 대신 '가스총 쇼핑'

온라인서 중고 호신용품 구입 활발

  • 승인 2012-04-16 18:55
  • 신문게재 2012-04-17 5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요즘 납치 사건이 많아진데에 불안을 느낀 박모(46)씨는 며칠 전 인터넷 중고 카페를 통해 중고 가스총을 구입했다.

박씨는 “평소 중고카페를 자주 이용하는데 가스총을 구입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었다”며 “요즘 하도 세상이 험해 검색해보니 저렴한 가격에 중고 가스총이 매물로 나왔고, 호신용 스프레이도 공짜로 같이 준다고 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수원 납치살인사건에 이어 대전지역에서 납치사건이 잇따르면서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중고 호신용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호신용품이 인기를 끌자 평소 가지고 있던 중고 호신용품을 매물로 내놓는 사용자와 가격대가 비싼 새 제품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호신용품이 필요한 여성들의 구매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요즘 모 포털사이트 유명 중고 카페에는 예전보다 많은 중고 가스총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카페에 새 제품 가격이 30만원대에 달하는 리벌버식 가스총을 내놓은 한 누리꾼은 형식과 분사회수, 분사거리, 전장, 중량, 재질, 총성 유무 등 재원을 자세히 소개하며, 초소형인데다 경량이고, 발사 후 재장전이 쉽다는 점 등을 곁들여 절반 가격에 내놓았다.

이 게시글에는 여성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구입 희망 의사를 비치며 좀더 자세한 사항을 문의하거나 가격 흥정을 하는 댓글을 달았다.

인터넷 모 사이트에는 평소 하루에 한 건 정도 올라오던 중고 가스총 매물이 최근 5~6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 가스총의 가격은 새 제품 대비 50~70% 정도다.

가스총만이 아니다. 중고카페와 사이트 등지에선 삼단봉과 호신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등의 호신용품도 예전보다 많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한편에선 호신용품이 위급한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며 스스로 사전에 위험이 닥칠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게 최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중고카페 매물 관련 게시판에 “괴한이 갑자기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하면 언제 가방에서 가스총을 꺼내냐. 호신용품이 있다고 해 안심하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호신용품을 사는 것보다 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없는 지 잘 살피는 등 스스로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올렸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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