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지역민들이 바라는 자유선진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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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지역민들이 바라는 자유선진당의 모습

[시사 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승인 2012-04-16 15:13
  • 신문게재 2012-04-17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지역구 3석, 정당지지율 3.23%, 비례대표 2석'. 4ㆍ11 총선에서 지역을 텃밭으로 여기던 자유선진당이 얻은 성적표다. 여기에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했던 심대평대표마저 낙마를 했다. 지난 18대 총선결과인 지역구 14석, 정당지지율 6.8%, 비례대표 4석과 비교해보면 너무 초라한 성적이다.

2010년 6.2지방선거까지만 해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 승승장구하던 자유선진당이 왜 이렇게 초라한 성적으로 풍전등화 신세가 된 것인가? 그건 아무래도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한계를 드러냈고, 당 지도부의 불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민심이 돌아 섰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혁신적이지 못한 공천과정과 지역감정에만 호소하는 진부한 선거전략 등이 합해진 결과라 생각된다.

지난 12일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심대평 대표가 사퇴를 했다. 그리고 현재는 이회창 전 대표와 이인제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과도 체제가 추진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새누리당 합당설, 일부 의원의 새누리당 이적설 등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당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루머는 계속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절반정도의 충청지역민들은 아직도 지역기반정당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마 지역민들은 '지역정당은 필요하되 지금의 모습이 아니고 변화된 당'을 원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 지역민들이 원하는 지역정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첫째,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가진 정당의 모습이다. 자유선진당이 출발할 때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대한민국 정체성과 선진 인류국가를 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가치이고 목표라고 했지만 실제는 자민련의 후속정당, 한나라당 2중대의 모습으로 각인되었다. 21세기 시대적 흐름에 맞는 가치와 비전으로 새로 태어나야 할 것이다.

둘째, 젊고 능력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정당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성공하고 자유선진당이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한 가지는 공천혁명을 통한 인적쇄신의 실천 여부였다. 뼈아픈 공천혁명으로 무능한 현역의원 물갈이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죽을 쑬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고 단독으로 과반이상을 확보하는 기적을 이루었고, 인적 쇄신 없인 다 죽는다는 것을 예측해 놓고도 실천하지 않은 선진당은 참패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는 기회라 했다. 기득권을 행사할 사람이 적은 지금이 인적쇄신의 기회일 수 있다.

셋째, 충청인이 주인인 정당의 모습이다. 선진당의 제일 큰 문제 중 하나는 제왕적, 사당적인 당 운영이었다.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인 당운영으로는 충청민들의 마음을 살 수는 없다. 철저하게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이 당의 의견이 될 때 믿고 지지할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어렵고 중대 기로에 서 있을 때는 지역민들에게 의견을 묻고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넷째, 세련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정당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선진당의 모습은 잘 만들어진 시스템에 의해서 당이 운영되기보다는 왠지 주먹구구식으로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운영될 것 같은 이미지를 갖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작지만 강한 정당,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하에서 정당이 운영돼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현재의 심정은 절망적이고 낙심스럽겠지만,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다. 또 누구에게 기댈 필요도 없다. 공간이 비워졌으니 좋은 것만 골라 채우면 된다. 원칙과 진정성으로 함께 헤쳐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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